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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지키는 게 가장 상업적"

[인터뷰] 김영만 대한매일 신임 편집국장

박주선 기자  2002.10.30 13: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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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에 충실한 것이 가장 상업적이다.”

김영만 대한매일 신임 편집국장은 ‘원칙’을 지키고 ‘잘 팔리는’ 신문을 만들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신문이 권력, 광고주, 인사권자, 사적 이익 때문에 원칙을 지키지 못하니까 독자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다. 독자들은 원칙에 충실한 것을 가장 좋아한다”는 게 김 국장의 지론이다.

내달 1일 2기 직선 편집국장으로 부임하는 그를 28일 논설위원실에서 만났다. 과연 김 국장의 ‘원칙’이란 뭘까. 그의 얘기대로 ‘원칙’을 지키는 것과 ‘상업성’은 상충하지 않을까. 말보다 글이 편하다면서 1차로 서면 인터뷰를 요청해 일부 내용은 서면 응답한 것이다.

-대한매일의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내부 지적이 있다. 현재 ‘한경대’로 분류되고 있지만 구성원들의 합의에 의해 도출된 지향점은 아니라는 것인데 그만큼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렇다. ‘한경대’로 분류되는 대한매일의 정체성은 내부 논의를 통한 게 아니다. 민영화하기 전 DJ 정권 기관지로서의 칼라가 남아 있는 것이다. ‘한경대’로 분류되는 것도 싫고, 그 반대도 싫다. 유일한 대한매일이 되고 싶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나의 이념적 좌표가 5.5 정도 되지 않겠느냐고 했고, 앞으로 토론을 통해 회사 정체성에 문제가 있다면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조에 편집국원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것에 유의하고자 한다. 중요한 것은 신문의 기본 제작방향을 큰 것에의 감시, 약자의 보호라는 언론의 기본 정체성을 확립, 강화하는데 둘 것이란 점이다.”

-현 논조를 4로 진단하고 이보다 보수적인 5.5의 신문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독립언론과 보수 색채는 상충되지 않는가.

“5.5는 중도라는 얘기다.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 속의 변화를 추구하려 한다. 또 독립언론과 보수냐 진보냐는 별도의 상관관계를 갖지 않는다고 본다.”

김 국장은 “신문의 이념적 좌표가 보수냐 진보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진보적 권력이든 보수적 권력이든 남용 가능성은 같기 때문에 어떤 권력이나 똑같이 감시하겠다는 것이다. 이념을 떠나 큰 것(권력)은 감시하고 작은 것을 보호하면서 정의를 지키는 것, 그것이 그의 원칙이다.

-후보 토론회에서 “자체 자금으로 운영할 수 없다면 핵심 간부로서 대주주 영입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가.

“정확히 말할 수는없지만현재몇 년 분량의 자체 자금이 있다. 이 자금이 소진될 때까지 우리 목표가 달성되지 않을 경우 이야기다.”

-최근 편집국장 직선제 유지 여부에 대해 노사간 의견차가 컸다. 편집국장 직선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선거 후 누가 뽑히든 간에 조직의 융화, 일치단결에 장애가 있다. 후보자가 권한 밖의 약속도 하게 되고, 상명하복의 편집국 조직이 허물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직선제를 폐지하자는 것은 아니다. 개인 접촉을 통한 선거운동을 막고 메일 홍보, 정책 홍보 기회를 더 많이 주면서 부작용을 줄여나가면 좋은 제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발행인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좋은 신문을 만드는 데 대해 발행인과 편집국장 사이에 이견은 없을 것”이라며 “나보다 오래 기자 생활을 했고, 유능한 선배인 사장에게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만 편집국장은 57년 경남 하동에서 출생했으며, 79년 서울신문(현 대한매일)에 입사, 모스크바 특파원, 정치부 차장, 경제부장, 판매국장, 편집국 부국장, 광고국장, 경영기획실장, 수석논설위원 등을 역임했다.

박주선 기자 su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