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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말만 뽑아 공격"

김현철 씨 자서전서 언론보도 불만 표시

박미영 기자  2002.11.06 11: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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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가 최근 출간한 자전에세이 ‘너무 늦지 않은 출발이기를’에서 “언론보도로 그간 많은 피해를 봤다”며 언론에 대한 불만을 털어놔 눈길을 끌고 있다.

김씨는 지난 97년 3월 한겨레 김성호 기자(현 민주당 의원)의 특종보도로 세상에 알려진 ‘YTN 사장 인사 개입’과 관련해 “YTN 사장 인사 문제로 부처간에 약간 혼선이 생겨 누군가가 나에게 얘기를 했고, 나름대로 합리적인 안이다 싶은 의견을 전해준 적이 있다. 내가 인사에 직접 개입한 것도 아니고 누구를 강력하게 추천한 것도 아니었다”며 “어떻게 자신의 병원에 온 환자를 불법 촬영한 필름을 방송에 내보낼 수 있냐”고 밝혔다.

김씨가 G클리닉 원장 박경식씨의 병원에서 YTN 사장 인사 문제와 관련 통화한 내용과 화면이 언론에 그대로 공개된 이 사건은 당시 소문으로만 나돌던 ‘현철씨의 국정 개입과 인사 관여’의 움직일 수 없는 증거가 됐다. 김씨는 이와 관련 “중앙 일간지 기자들은 어떻게든 나에 대한 기사를 가지고 이른바 특종을 하려 했고, 그러다 보니 확인되지 않은 기사, 사실과 다른 기사 또는 추측에 근거한 해설기사들이 하루가 멀다않고 계속 게재됐다”며 “심지어 지난 16대 총선에서는 모 일간지 기자 출신 후보가 나를 특종 취재했다는 것 하나만으로 집권당 후보로 나섰다”며 김성호 의원을 빗대어 말하기도 했다.

김씨는 또 언론이 ‘앞 뒤 문맥에 대한 고려 없이 자신들의 필요에 맞는 말만 나열한 후 해석을 덧붙여 공격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며 김영삼 정부가 집권 초기 실시한 금융실명제를 사례로 들기도 했다. 김영삼 대통령이 “불법적·비합법적으로 부당 이익을 취한 사람들은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고 한 말을 ‘많이 가진 사람은 고통받게 된다’는 식으로 왜곡시킴으로써 금융실명제에 ‘딴지’를 걸었다는 것이다.

김씨는 이외에도 책 이곳저곳에서 언론으로부터 ‘역차별’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누군가가 지나가듯 ‘이건 김현철이가 아니면 안 될 일 같은데…’라고 한마디만 하면 다음날 신문에 어김없이 ‘김현철 관련설’이 나왔다. 항의도, 부인도 소용없었고 침묵은 ‘사실 인정’으로 처리됐다”며 “억울하고 분했다”고 표현했다. 김씨는 또 “신문사와 담당 기자에게 항의할 때마다 거듭 자연인 김현철의 자격으로 말한다고 밝혔지만 그들은 나를 대통령의 아들로 바라봤고부당한 압력으로 받아들인 듯 하다”며 “언론으로부터 내내 역차별과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언젠가는 나를 집요하게 괴롭혔던 기자들과도 흉금을 터놓고 얘기할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아쉬운 마음은 그때 풀기로 하자”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박미영 기자 mypark@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