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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일산제작센터 오피스텔 논란

"방송·촬영 부적합"에 "외주업체 입주"

서정은 기자  2002.11.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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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경기도 고양시 일산 신도시 부지에 ‘MBC 일산제작센터’ 건립을 추진하면서 방송지원시설 명목으로 오피스텔을 짓겠다는 사업 계획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MBC는 일산제작센터 건립을 위해 한국토지신탁을 시행사로, SK건설을 시공사로 정하고 최근 사업계획서를 고양시에 제출했다. 이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1만5000여평의 부지에 지하 4층, 지상 15층 규모의 방송제작센터와 오피스텔 1500여 가구, 사무실, 근린생활 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MBC가 지난 94년 구입한 일산 신도시 부지는 중심 상업지역이기 때문에 오피스, 오피스텔, 상가 등을 짓는데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 그러나 고양시 도시계획지침이 이 땅을 ‘통신·촬영시설 및 관련시설’로 권장하고 있어 오피스텔 등이 권장 용도에 맞지 않는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또 1500여 가구의 오피스텔 가운데 25%를 방송국 및 관련 시설 종사자들에게 주고 75%는 일반 분양할 것으로 알려져 개발이익을 노린 게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MBC는 일산제작센터가 대규모 방송 집적시설이기 때문에 오피스텔 등 방송지원시설은 반드시 필요하고 법적으로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MBC 건설기획단 이상노 부장은 “우리는 권장 용도인 방송 및 방송관련 시설을 100% 준수하고 있다”며 “일산제작센터는 기획 제작 편집 송출 등이 모두 이뤄지는 방송 집적시설로써 이러한 기능을 소화하려면 관련 외주 업체 등이 들어올 수 있는 오피스텔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부장은 또 “개발 이익을 노렸다면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있는 서울 상암동 부지를 택했지 일산으로 가지 않았다”며 “방송국의 일부 기능이 지방으로 이전되면 지방 위성도시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고양시와 손을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시측은 MBC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오피스텔 등 방송 외 시설의 적정 규모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고양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MBC가 개발 이익을 노렸다면 오피스텔 용적율 1300%와 건폐율 90%를 다 신청했을텐데 사업계획서를 보면 400%와 70%에 불과하다”며 “오피스텔, 상가 등 복합단지가 들어서는 것은 법적으로 크게 문제될 것은 없지만 교통혼잡 등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MBC 일산 부지의 오피스텔 건립은 그동안 MBC 내부에서도 논란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MBC노조 한 관계자는 “그동안 노사협의회에서도 통신시설내에 오피스텔을 지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와 공영방송이 집장사를 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있었다”며 “회사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고, 오피스텔 분양 이익금으로 건축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왔다”고 말했다.

MBC 일산제작센터는 보도 교양 라디오를 제외한 방송제작 시설이 들어서는 대규모 방송단지로 오는 2006년경 완공을 목표로 교통영향평가 및 건축 승인 등 허가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서정은 기자 pund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