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홈페이지내 기자커뮤니티 형태로 출발했던 기자-독자간 커뮤니케이션 통로가 개인 홈페이지로 옮겨가고 있다. 콘텐츠 면에서도 취재 뒷얘기 등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전문 분야를 특화하거나 기자가 아닌 ‘자연인 ○○○’를 알리는 장으로 한층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5일 시상한 제1회 언론인 홈페이지 경연대회(주최 언론재단)에 출품된 작품들에서도 이같은 양상은 잘 드러난다. 실제 수상작으로 들어가 보자. 대상을 수상한 유용원 조선일보 기자의 홈페이지 ‘유용원 기자의 군사세계’는 전문성이 돋보인다. 지난 90년 입사이래 줄곧 군사분야를 담당한 경력을 톡톡히 활용하고 있는 것. 주요 코너로는 각종 무기를 지상 해상 공중 미사일 핵무기 등으로 분류해 놓은 ‘무기자료실’, 대테러전쟁 특수부대 여군 등에 관한 정보를 모은 ‘스페셜 코너’ 등이 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홈페이지 개설 15개월만에 방문자수 150만회를 훌쩍 넘었다. 지난 10월 회원제를 도입, 현재 회원수가 8800명을 넘어섰다. 유 기자는 “기사화하기 애매한 자투리 정보, 군사전문잡지 등을 활용해 자료를 수집한다”며 “홈페이지를 통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기도 하고 나와 다른 시각을 접하면서 ‘그렇게도 볼 수 있겠구나’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마창역사공부방’이라는 이름의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자치행정부 차장 역시 관심 분야를 특화시켰다. 김 차장은 △경남 민간인학살 △보도연맹원 대학살 △마산곡안리양민학살 △중국의 조선인위안부 등 직접 썼던 기사들을 기본 자료로 암울했던 역사를 조명하고 있다. 강동욱 경남일보 문화특집부 차장의 ‘경남문화 탐방’은 진주를 중심으로 한 경남지역의 전통문화, 유학자들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다. △남명 선생의 숨결을 찾아서 △논개이야기 △경남에도 이런 곳이 등이 주요 코너. 이제경 매일경제 주간부 기자 역시 전공 분야를 살려 홈페이지 ‘경제 뒤집어보기’를 운영한다. 강 차장은 “전문 분야인 만큼 잘못 썼을 때 파장도 커 주의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전문성보다는 편안함에 초점을 맞추는 홈페이지도 인기다. 이기정 YTN 경제2부 차장은 주로 사진을 통해 가족과 주변에서 겪은 이야기를 표현한다. 임규동 경상일보 사진부장의 홈페이지에는 부인 김영애 씨가 운영하는 ‘영K-온현리 통신, 살아가는이야기’,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산적들의 테마여행’ 등이 눈길을 끈다. 직접 찍은 154종의 야생화를 모은 코너도 큰 볼거리다. 임 부장은 “정보를 공유하고 나를 표현하는 장을 만든다는 게 좋다”며 “뉴욕, 일본의 네티즌들에게도 반응이 온다. 지역신문 기자의 한계를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언론인 홈페이지 대상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인희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언론인들이 콘텐츠의 전문성을 갖추고 네티즌과 활발한 상호작용을 하는 등 넷저널리스트로서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개인 홈페이지 구축은 새로운 콘텐츠를 얻고, 넷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문성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