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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과 언론 그 '애증의 관계'

전관석 기자  2002.11.27 10:5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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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교수가 우리사회 망친다”

“지적 수준 높여라”“질문 피상적”독설·면박





도올과 언론 사이를 두고 종종 ‘애증의 관계’라는 표현이 사용된다. 도올에게 언론은 항상 비판의 대상이었으나 역설적으로 도올은 언론에 의해 유명해졌다는 의미다.

도올은 언론보도 특히 자신의 철학과 저서에 대한 비판에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다. 방송도중 언론에 대한 불만을 직설적으로 토로하기도 했다.

도올은 인터뷰조건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월간조선 2001년 2월호에는 다음과 같은 일화가 소개됐다. “기자들이 그를 인터뷰하기 위해서는 인내심은 물론 약간의 굴욕감도 감수해야 한다. 조선일보 모 기자가 신변잡기성 질문을 하자 “한 학인이 고민해 온 의식세계를 조명하기는커녕 그런 피상적인 질문밖에 할 줄 모르냐”며 면박을 준 적도 있다.”

‘KBS 도올의 논어이야기’와 관련 “기독교를 폄하했다”는 일부언론의 비판을 받기도 했으며 고려대 서지문 교수와 도올간의 논쟁이 신문지면을 통해 지상중계식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도올은 그만큼 언론에 상품가치가 있었던 것이다. 이같은 논란으로 도올은 100부로 기획됐던 ‘도올의 논어이야기’방송을 도중에 그만두기도 했다. 그는 방송을 마치면서 KBS 및 각 언론사에 보낸 공문에서도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해준 언론제현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언론에 대한 섭섭한 속내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도올은 지난 8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방송중단 이유에 대해 “언론들이 강의를 부정적으로 보도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방송사 역시 도올의 돌출행동에 진땀을 뺀 경력을 가지고 있다. 99년 EBS 방송녹화때는 갑자기 자신의 저서를 비판한 신문사와 기자이름을 비판하며 언론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쏟아내 제작진을 긴장시켰으며 KBS 방송때도 공문 한 장만을 남기고 잠적해 제작진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이리저리 도올을 수소문하던 KBS는 결국 서둘러 방송을 종영시킬 수밖에 없었다.

도올은 이따금 방송을 통해 언론에 대한 독설도 뿜어냈다.

“기자들의 지적수준을 높여야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를 망치고 있는 것은 기자와 교수다. 이 둘을 개혁하지 않고서는 21세기를 맞을 수 없다.”

언론에 의해 부침을 겪었던 도올이 언론계로 투신하겠다는 소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유다.

전관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