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비슷한 시기에 ‘차기 정부의 주요 과제’라는 비슷한 아이템을 내걸고 각각 ‘내셔널 아젠다’ ‘내셔널 어젠다’ 사업을 진행해 기획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 신문사의 기획은 비슷한 시기, 대동소이한 명칭으로, 선거가 진행 중인 시점에서 모두 ‘차기’를 초점으로 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분야 별로 전문가를 위촉해 과제를 도출하는 방식도 비슷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20일 ‘차기 대통령 이것만은 이루자’ 사고를 통해 ‘내셔널 아젠다 프로젝트’ 출범을 알렸으며 26일 현재 전체 12개 분야 중 3회 ‘교육개혁’ 방안까지 게재됐다. 동아일보는 조선일보 발표 다음날인 지난 21일 ‘차기정부 핵심 국가과제 국민과 함께 제시합니다’ 사고에서 지난 7월부터 ‘동아 내셔널 어젠다 위원회’를 가동했으며 독자들의 의견을 받아 대선 이후 지면에 게재한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내셔널 아젠다’와 관련 강효상 경제부장은 “워싱턴특파원 시절 선거과정에서 각 싱크탱크들이 정당과 무관하게 정책을 발표하는 것을 인상적으로 봤다”며 “지난 6월 전후 정책대결을 유도한다는 취지에서 준비를 본격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사회 문화 분야 기획위원 5명을 선임하고 이들에게 연구위원 구성을 위임했다. 아젠다팀은 12개 과제별 연구결과를 10월 중 마무리 짓고 편집국과 리뷰회의를 거쳐 이달 21일부터 게재를 시작했다. 강 부장은 “기존 정당의 정책검증은 정치부에 일임하고 있으며 아젠다 작업은 이와 별도로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동아일보 ‘내셔널 어젠다’와 관련해서는 “준비 과정에서 동아일보 상항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동아일보는 지난 7월부터 23명의 전문가들로 ‘어젠다 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재호 국제부장은 “지난 7월 취임 직후 어경택 편집국장이 ‘선거가 끝난 이후 언론의 역할이 더 중요하니 그쪽에 초점을 맞추자’고 제안했다. 선거기간 중에는 차별화하기 힘드니까 한발 앞서 선거 이후를 생각하자는 취지”라며 구성 배경을 설명했다. 위원회는 현재 정치·외교, 경제·과학, 사회·교육·문화 등 3개 분과위로 나눠져 활동하고 있으며 일반 독자들의 의견·제언을 받고 있다. 동아일보는 “대선 기간을 피한 것은 선거 전에는 선거 감시와 후보들의 공약 검증이 보다 중요할 뿐 아니라, 일부 후보들의 공약에 대한 찬반의오해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재호 부장은 조선일보의 발표 시기와 관련 “조선일보가 왜 먼저 들고 나왔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이 있으나 말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