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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켜며] 강성구씨의 한나라당행

서정은 기자  2002.11.27 11: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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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민주당을 탈당한 강성구 의원이 20일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안정 발전세력이 이 시대를 주도해야 한다”고 입당 이유를 밝혔다.

후보 단일화를 요구하며 민주당을 탈당했던 강 의원이 한나라당으로 향하자 ‘겉 다르고 속 다른’ 행보라는 비판이 나왔다.

강 의원은 지난 6월 민주당 대선기획단에서 미디어기획실장을 맡기도 했지만 노풍이 수그러들자 ‘반노-비노’ 성향으로 돌아섰다. 그 뒤 후단협 소속으로 민주당을 탈당, “정치란 모든 길을 열어 놓고 있는 것”이라며 한나라당 입당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난 10월 말에는 민주당 당적을 보유한 채 이한동 전 총리가 주도하는 ‘하나로 국민연합’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렸다가 비난이 쇄도하자 최종 명단에서 빠지기도 했다. 노풍의 고조에 따라 이쪽 저쪽을 재고 기웃거린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최근엔 강 의원의 언론관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노 후보측에 따르면 강 의원은 노 후보의 언론특보로 있을 때 “기자들은 술 사주고 촌지 주면 만사 오케이다. 언론 관리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권유했다고 한다.

어쨌든 강 의원은 언론인 출신 ‘철새’ 정치인 명단에 이름을 하나 더 보탠 셈이 됐다. MBC 보도국장, MBC 사장, IPI한국위원회 이사, 서울언론재단 이사, 한국방송회관 초대 이사장 등을 역임한 강 의원의 화려한 경력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강 의원은 지난 2000년 총선에서 당선된 언론계 출신 초선의원 중 하나다. 당시 그는 “정치개혁의 주체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정치개혁’이 지금의 행보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