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 3개 신문 4단 만화나 만평에서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 사건이 타지에 비해 소홀하게 취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13일 여중생들의 사망 당시부터 현재까지 이를 소재로 다룬 동아일보 4단 만화 나대로는 1건이었다. 조선일보 만평과 중앙일보 4단 만화 왈순아지매도 각 1건이었으며, 중앙일보 김상택 만평은 2건이었다. 이는 경향신문 만평에서 9회, 대한매일 만평에서 5회, 한겨레 만평에서 6회를 다룬 것과 크게 차이가 났다.
또 이들 세 신문 만평은 여중생 사망 직후 이를 전혀 다루지 않다가 미군에 대한 무죄평결이나 부시 사과 후에야 다루기 시작했다. 동아일보 나대로는 지난달 23일 무죄평결에 대해 한국인은 대세론 단일화 등 카드놀이를 즐기고 미국에서는 짜고치는 고스톱을 즐긴다며 꼬집었다. 조선만평은 부시 사과 직후 28일자에 ‘미 대통령도 여론 앞에’라는 제목으로 미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담았다. 중앙일보 김상택 만화세상은 21일자에 ‘같은 편끼리 뚝딱’이라며 미국 재판장을 그렸고, 28일자에는 무죄평결을 받은 미군 2명이 미국으로 가는 것을 비판했다. 22일자 왈순아지매는 무죄평결에 대한 안이한 정부 태도를 소재로 삼았다.
이홍우 동아일보 화백은 “23일자 외에 이인제 씨의 상습 경선불복에 대해 비판하는 만화에서 이씨 스스로가 무죄라고 주장하는 모습에는 여중생 사건에 대한 함축이 있다”며 “한번도 안그렸으면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답했다. 신경무 조선일보 화백은 “월드컵 때문에 시기를 놓친 것도 있고, 다른 사건이 겹쳐 많이 못 그렸다”고 말했다. 한 신문사 화백은 “여중생 사망 사건은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았고 문제가 많아 만평 소재로 적합했다고 본다”며 “조중동에서 미국 문제에 대해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