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남북 기사교류의 물꼬가 트였다. 연합뉴스는 지난 10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과 기사수신 계약을 체결하고 이날 오후 5시 39분부터 국내 언론사에 기사 서비스를 시작했다. 조선중앙통신 발 첫 보도는 ‘IAEA, 한반도 핵문제에 불공정’ 제목의 기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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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양철 연합뉴스 편집상무는 이날 일본 도쿄에서 조선중앙통신의 위임을 받은 조선통신 양인원 사장과 수신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서에는 △북 당국과 합의 하에 조선중앙통신의 위임을 받은 조선통신이 이번 계약을 체결하며 △이에 따라 조선중앙통신은 한글과 영문뉴스, 사진 전량을 연합뉴스에 실시간 서비스한다고 명시돼 있다. 양측은 또 연합뉴스가 보도하는 조선중앙통신 기사에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크레딧을 명시하기로 합의했다.
연합뉴스에서 발행한 <2002 북한연감>에 따르면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의 언론매체 가운데 노동신문과 함께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편집국은 조사처 대외보도 국내보도 사진보도 남조선보도 국제보도 보도처 등으로 구성돼 있다. 또 기자들을 포함, 전체 직원은 550여명이며 모스크바 베이징 아바나 자카르타 등 10여개국에 특파원을 두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기사 수신은 현재 여건상 직접 수신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 일본의 조선통신을 거쳐 연합뉴스가 기사를 송고받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연합뉴스는 내년 2월경 조선중앙통신 기사를 직접 수신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조선통신은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계열의 매체로 조선중앙통신사에서 보내오는 각종 사진 등을 일본의 계약사들에게 제공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간 기사계약은 남북 언론교류에 있어 진일보한 성과라는 의의와 함께 실시간으로 정확한 소식을, TV 청취가 아닌 문자라는 정확한 수단을 통해 수신함으로써 대북보도의 질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조치로 평가받고 있다.
문영식 연합뉴스 민족뉴스취재본부장은 “실무적으로는, 이제까지 조선중앙통신 기사를 외신을 통해 받음으로써 번역된 기사를 다시 번역하는 과정에서 착오의 소지도 있었다”며 “이번 계약이 정확한 대북정보 제공과 함께 남북 기사교류의 단초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는 지난 98년 12월 18일 당시 내외통신 흡수통합을 발표하면서 조선중앙통신에 남북 통신사간기사교류를 공식 제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