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한겨레 홍세화 위원 편집권 박탈

'100분토론' 권 후보 지지 참석…정치활동 논란 재연

전관석 기자  2002.12.11 14:21:10

기사프린트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사진)의 MBC 100분 토론 참석에 대해 편집위원장의 징계처분이 내려지자 한겨레 내부에서 정치활동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홍 위원은 지난 5일 각 정당의 추천을 받은 2인의 연사가 지지후보를 대변해 토론공방을 벌였던 MBC 100분 토론에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지지자로 참석했다. 이와 관련, 조상기 편집위원장은 지난 6일 토론회 참석에 대한 ‘징계’차원으로 홍 위원이 맡고 있는 한겨레 ‘왜냐면’면의 편집권을 박탈하고 고광헌 부국장에게 귀속시켰다.

조 위원장은 “현재 당 가입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고 윤리위원회에 계류중임에도 홍 위원이 개별적으로 토론회에 참석해 편집국장 재량으로 편집권을 회수했다”면서 “특정후보를 지지하고 있으면 지면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더군다나 여론면을 맡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일단 윤리위원회의 정당가입 처분때까지 징계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 위원은 지난 10일 조 위원장 앞으로 “한겨레에도 힘의 논리가 관철되고 있다”는 제목의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홍 위원은 질의서에서 “편집위원장은 나에게서 ‘왜냐면’의 편집권을 박탈한 근거가 무엇인지 어떤 과정과 절차를 밟았는지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홍 위원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공개질의서에 따른 편집위원장의 반응을 보고 이후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겨레 노조도 “조 위원장의 편집권 박탈 조처는 ‘명백한 월권’”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 “노사협의회 개최와 함께 모든 필요한 조처를 취할 것을 회사쪽에 정식으로 요청한다”고 밝혀 정치활동에 대한 논쟁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편집국 기자들은 지난 7월 정당 가입 문제로 논란이 있었던 때처럼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편집국 한 기자는 “당가입 문제가 회사 차원에서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홍 위원이 편집국 내부의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TV토론회에 특정후보 지지자로 참석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한 반면 다른 기자는 “이번 기회에 충분한 공론화를 거쳐 사규를 현실적으로 개정, 정치활동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 윤리강령은 “정당에 가입하지 않으며 특정 정당이나 특정 종교 및 종파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제7조)”고 규정하고 있다.

전관석 기자 sherp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