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선호매체나 미디어 영향력에 대한 인식차이도 클까. 대답은 ‘그렇다’이다.
언론개혁시민연대와 2002대선미디어공정선거국민연대가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여론조사전문기관 (주)엔아이코리아에 의뢰해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대선보도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지후보와 세대에 따라 선호매체와 영향력, 공정성 등의 인식에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지지후보를 결정하는데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매체는 TV토론으로 28.4%의 응답을 받았으며 TV뉴스(28%), 신문·잡지(22.6%), 인터넷정치사이트(7.8%)순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와 같은 결과는 지지후보에 따른 영향력 조사에서는 지지자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회창 후보의 지지자 가운데 30.5%가 후보결정에 신문·잡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반면 노무현, 권영길 후보의 지지자들은 각각 18.6%, 14.5%만이 신문·잡지를 선택해 세대에 따라 구분된 지지후보 경향을 반영했다. 노무현 후보의 지지자들 가운데 28.8%는 TV뉴스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으며 권영길 후보 지지자중 42%가 TV토론을 꼽아 이 후보 지지자들(23.5%), 노 후보 지지자들(29.5%)의 응답에 비해 큰 차이를 보였다.
특정매체 선호경향과 공정성에 대해서도 지지후보와 세대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왔다. “대선관련 보도가 가장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방송”에 대해 20·30대에서는 MBC(32.0%, 34.7%)가, 50대 이상에서는 KBS가 가장 높은 비율(30.7%)을 차지했다.
한편 이 후보의 지지층 가운데 KBS 보도가 가장 공정하다는 답변이 27.3%로 가장 많은 반면 노 후보 지지층 35.8%, 권 후보 지지층 32.1%는 MBC를 가장 공정하다고 평가해 역시 세대간 인식차이를 반영했다. 한편 가장 공정한 신문을 묻는 질문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15.3%가 한겨레를 꼽았고 조선일보(8.6%), 동아일보(8.4%), 중앙일보(8.3%)가 뒤를 이었다.
그러나 50대 이상에서는 응답자의 15%가 조선일보를 가장 공정한 신문으로 꼽았으며 이 후보 지지자의 17%가 조선일보를 가장 공정하다고 꼽았다. 노 후보와 권 후보 지지층에서는 한겨레가 공정하다는 답변이 26.1%, 27.9%로 가장 많았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 전 문항에 걸쳐 50대의 응답률과 이회창 후보 지지층의 응답률이 비례하고 있으며 20·30대와 노무현, 권영길 후보의지지층이 겹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