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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호경 전 사장 비자금 조성"

CBS 노조, 고발 검토

서정은 기자  2002.12.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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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노조가 권호경 전 사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언론노조와 언론노조 CBS 지부는 지난 26일 기자회견 및 규탄집회를 갖고 “권호경 전 사장이 사장 재직 시절 협찬광고대행사 등을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해 온 것이 확인됐다”며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CBS 노조에 따르면 회사측은 광고수주, 광고주 행사비 명목 등으로 수천만원을 협찬광고대행사에 지급한 것으로 장부에 기재했으나 실제 광고대행사에 입금된 돈은 수백만원이며 따라서 나머지 돈이 비자금으로 유용됐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얼마전 입수한 회사 경리 장부를 보면 회사가 광고주 행사비로 3300만원을 협찬광고대행사에 지급한 것으로 돼 있지만 실제 광고대행사 통장에 입금된 돈은 480만원이었다”며 “광고대행사는 회사의 요청으로 3300만원을 경비로 쓴 것처럼 해서 세금처리를 해 줬고, 회사는 세금 48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 2820만원을 비자금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한달 후에도 2000만원의 비자금이 조성됐으며 거의 매달 비슷한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며 “일단 광고대행사를 통한 비자금만 공개했으나 향후 권 전 사장과 재단이사회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비자금 일체 및 사용처 등 공개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담당 부서를 통해 진위 여부를 확인한 뒤 27일 오전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 사장 공개채용 방식을 결정한 CBS 재단이사회는 지난 19일 공채 방법 등을 논의한 뒤 다음날 일부 일간지와 교계신문 등에 ‘사장 초빙’ 공고를 냈다. 이에 대해 CBS 노조는 지난 23일 성명을 내고 “충분한 내부 토론이나 의견 수렴 없이 졸속으로 사장 공채를 진행하는 것은 권 전 사장을 다시 사장으로 앉히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이사회가 비자금 조성까지 드러난 권 전 사장을 복귀시키기 위해 일방적인 수순을 밟을 경우 절대 묵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정은 기자 pund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