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7회 이달의 기자상 출품작은 취재보도부문 7건을 비롯 기획취재 8건 지역취재 9건 지역기획 8건 전문보도 1건 등 모두 33건으로 전문보도부문을 제외하고는 전 분야에 걸쳐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특히 지역기획보도부문에 출품된 8건 모두가 지방방송사들의 작품이어서 신문사들의 상대적 분발이 요구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우선 취재보도부문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수능 작년만큼 어려웠다’(문화일보)는 우리 기자들의 취재관행을 일순간에 깨뜨려버린 수작으로 평가받기에 충분한 작품이었다. 기자들은 입시 때만 되면 메이저급 사설학원 취재에만 몰두해온 게 사실이었으나 문화일보 취재팀은 현장인 일선학교를 중심으로 밀착취재, 정확한 분석과 완벽한 보도를 이끌어 내는 개가를 올린 것이다. 아울러 보름 전부터 치밀한 계획하에 도상훈련까지 시도한 데스크의 기획력도 칭찬하고 싶다.
또 ‘비무장지대 지뢰제거 유엔사 항의로 차질’(연합뉴스)은 한번 단독기사로 자만에 빠지지 않고 3주 이상 진행상황을 끈질기게 추적 보도한 자세가 돋보였다. 그 결과 국내외 핫 이슈화하는데 성공, 고집스럽다 못해 오만하기까지 했던 미국도 이에 굴복당해 금강산 육로관광 사전답사와 시범관광이 곧 이뤄지게 됐다.
그러나 조선일보 주간부 김덕한 기자의 ‘기자의 현장체험 8일, 나는 서울의 택시 운전사’는 심사과정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 탈락됐는데 기행문식 평이한 보도에서 팩트중심으로 방향전환을 했더라면 결과는 충분히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아 끝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기획취재부문에서는 출품된 8건이 나름대로 심사위원들로부터 평년작 이상의 평가를 받았지만 전·의경들의 군 복무중 구타와 가혹행위를 적나라하게 파헤친 `지금 내무반에서는…’(SBS)이 선정됐다. 더구나 현역 군부대에서조차 사라진 가혹행위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는 소문이 이번 보도를 통해 사실 확인됨에 따라 근본적이고도 구체적인 근절책이 마련되는 개가를 올렸다고 본다.
다만, `또 다른 한국 부탄을 가다’(조선일보)와 `수도권 교통난 시리즈’(동아일보)는 소재접근성과 취재기획 자체는 돋보였지만 부분적인 구성과 심층적인 면이 간과돼 아깝게 탈락했다.
무려 9건이 막판까지 경합을 벌인 지역취재부문에서는 `위기의 팔만대장경’(국제신문)과`속초시 수협 경매 농안기금 비리’(KBS속초)가 보도이후 사회에 끼친 영향 및 대책마련이 여타 출품된 보도보다 앞서 선정됐다. 우리나라의 국보일 뿐만 아니라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한 팔만대장경이 예산이 없어 6년째 방치되고 있었다는 사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할 일이 아닌가. 또 수협의 경매비리는 특정인들에게만 농수산물 안정자금을 집행하면서 대가를 챙기는 먹이사슬의 실체까지 과감히 파헤친 기자정신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기획부문은 현 정부가 행정혁명이라고 까지 치켜세운 읍·면·동제도의 폐지에 따른 허와 실을 낱낱이 고발한 `허울좋은 행정구역개편’(대전방송)과 지난 여름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낙동강의 분노 막을 수 없나’(KBS창원)가 원인분석은 물론 해법까지 제시, 심사위원들의 절대적 평가를 받았다. 특히 `낙동강…’은 해마다 되풀이되는 수해피해 현장보도 수준을 훌쩍 뛰어넘어 외국의 사례와 현지 비교분석을 통해 제방축조의 근본문제까지 적시, 당국으로부터 수해원인과 대책마련의 기본자료로 활용될 만큼 훌륭한 기획이었다.
아울러 `허울좋은...’은 읍면동 기능전환에 따른 자치센터운영 방침이 애시 당초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으로서, 정부의 천편일률적인 밀어부치기식 행태가 일선에서는 얼마나 왜곡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낸 “탁상행정의 표본”이 됐다.
끝으로 전문보도부문은 단 1건만이 출품되는 저조한 현상을 보여 아쉽게도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