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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내경 구조조정 맞아?

연고자·비리 연루자 대거 영입

전관석 기자  2003.01.08 11: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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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원안 반발 부딪히자 없던 일로





홍정욱 KH·내경 신임사장의 구조조정 방식에 대해 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홍 사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달 24일 23명의 부장급 인사에 대한 대기발령을 시작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전화상으로 대기발령 통보를 받았으며 다음날 출근한 뒤 사실을 통보받은 직원도 있었다. 하지만 사측은 같은 날 13명에 이르는 외부인사를 전격 영입한 것을 비롯 지난 3일까지 총 18명의 외부인사를 영입해 “연고인사에 의한 인력대체가 구조조정이냐”는 노조의 반발에 부딪혔다. 이들 외부인사의 면면을 살펴보면 기업인, 언론인 등 다양하다. 구조조정위원장을 맡은 홍영택 전무는 현대미포조선 사내이사 출신의 ‘현대맨’이며 제작국장에 임명된 장기선씨는 국민일보 직능국 부국장 출신이다. 전략사업국장으로 내정된 김태식씨는 IKR카리아에서 홍 사장을 돕던 인물이다. 특히 연예·오락 등 문화면의 강화를 위해 전 스포츠투데이 기자 신동립씨를 영입, 내외경제 편집국 문화팀장으로 발령내 물의를 빚고 있다. 신 기자는 스포츠투데이 재직시절 한 인터넷 성인방송으로부터 홍보성 기사를 써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구속된 전력이 있다.

노조는 이에 대해 “외부인사의 속속 영입으로 내부 조직이 무력화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기존 조직과 외부인력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 기자 영입에 대해서는 “언론윤리를 강화하고 신문사의 공신력을 드높여야 할 시점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인사를 굳이 영입하는 것은 회사와 편집국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측은 이밖에도 지난 6일 “90명에 대해 용역사원으로 대체 또는 감원”을 기본으로 하는 구조조정 계획안을 노조와 내경 기자협의회측에 일방적으로 통보해 직원들의 반발을 샀다. 이 계획은 오는 18일 양 편집국 및 각 국별 구조조정 진행, 인쇄제작국 수익창출 검토후 잉여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추가실시를 주된 내용으로 한 것이었다. 그러나 노조와 내경 기협이 “사측의 일방적인 통보에 수긍할 수 없다”면서 대의원대회와 기자총회를 각각 소집하는 등 반발하자 사측은 계획안을 철회한 뒤 노조, 내경 기협과 시기, 인원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정환 노조위원장은 “대의원들은 현 구조조정에 조합이 강력하게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면서 “구조조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투자계획과 비전 제시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설득력과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노조와 내경 기협은 구조조정 방식에 대한 회사측과의 논의가 시작될 경우 일방적인 구조조정 중단과 더불어 신동립 기자에 대한 발령철회도 요구하기로 했다.

한편 구조조정 계획에 대한 본지의 취재요청에 KH·내경 홍영택 구조조정위원장은 비서실 직원을 통해 “구조조정의 기준과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상태에서는 어떠한 답변도 할 수 없다”고 전해왔다.

전관석 기자 sherp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