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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정당가입 외국은 어떻게

전관석 기자  2003.01.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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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 개인가입 금지…우리와 ‘닮은꼴’

유 럽 공·민영 구분없이 정치활동 보장







한겨레가 특정정당 가입을 금지한 윤리강령 개정 찬반투표를 오는 20일 실시하기로 하면서 이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한겨레 사내게시판에는 “언론인의 특정정당 가입은 시기상조”라는 의견과 “정치적 자유는 허용돼야 한다”는 의견이 비등한 상태.

언론인 정당가입과 관련해 외국으로 눈을 돌려보면 유럽과 미국 사이에서 나타나는 시각차를 느낄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언론사가 각종 공직선거를 앞두고 특정정당을 지지하는 사설이나 칼럼을 쓰기는 하지만 기자 개인의 정당가입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의 경우 “공정하게 보도하고 편집할 수 있는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치, 사회행동 등과 같은 당파적 활동에의 참여를 피한다”는 기자윤리강령을 정해놓고 있다. 언론인의 정당가입이 법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회사 자체내의 사규나 윤리강령으로 금지시키고 있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언론과 비슷하다. 오히려 미국의 경우 “언론인의 신분으로 특정정당을 지지했다는 인상을 갖게 된다”면서 아예 투표행위 자체를 하지 않는 언론인이 있을 정도. 미 CBS의 전설적인 앵커로 불리는 월터 크롱가이트나 워싱턴 포스트 편집국장인 레오나드 다우니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유럽의 경우 언론인의 자유로운 정치활동이 보장된다. 기자들의 정당가입 문제는 언론인 개인에게 맡겨두고 있어 많은 언론인들이 자신의 정치적 신념에 따라 당적을 가지고 있다. 특정정당에 가입한 기자들이 많은 경우엔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기도 한다.

영국의 경우 ‘옵서버’의 사회부장이었던 폴 퍼렐리와 ‘뉴스 오브 더 월드’, ‘텔레그래프’ 출신 시온 사이몬은 노동당에 소속된 언론인 당원이다. 또 ‘텔레그래프’의 폴 굿먼과 보리스 존슨은 보수당 소속 언론인들이다. 존슨은 ‘스펙테이터’와 ‘텔레그래프’에 고정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독일 역시 마찬가지. 독일공영방송인 ‘헷센’의 룩 요힘센 보도국장은 민사당 당원이며 독일제2공영방송 ZDF의 브뤼셀 특파원인 라인하르트 그린델은 기민련 소속이다. 그린델은 헷센주에서 지역구에 출마하기 위해 방송을 휴직하기도 했다. 프랑스의 ‘뤼마니떼’는 당원의 비율이 절반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