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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림자세 버리고 낮은 곳으로"

신년사로 본 2003년 언론계

서정은 기자  2003.01.08 11: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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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강조…“젊은 정신으로 무장해야”





중앙지·통신 독자에 겸손·젊은 세대 귀 기울여야

방송사 디지털시대 변화 선도 공격적 경영

경제지 발상의 전환·시스템 혁신 강조

지방지 인터넷시대 맞는 ‘혁명적 변화’ 시도









2003년 언론사 최고 경영진이 밝힌 신년사는 ‘변화’와 ‘도약’으로 집약된다. 변화하는 시대 정신, 젊은 세대의 부상, 인터넷 매체의 영향력 등이 기존 언론에게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군림이 아닌 ‘겸손’, 낮은 데로 임하는 언론, ‘젊은 정신’, ‘낡은 관습 탈피’,‘독자 속으로 파고들자’는 메시지는 어느 때보다 의미심장해 보인다. 또 자립경영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공격적 경영’ ‘투명 경영’ 등을 실천하면서 최고의 신문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도 확고하다. 방송사 최고 경영진들은 뉴미디어·디지털 시대를 맞아 각 사의 위상과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중앙일간지·통신사



경향신문 이채락 사장은 “우리의 숙명적인 과제는 경제적 자립기반의 구축”이라며 “경제적 자립 없는 독립은 형식적 독립일 뿐 진정한 독립이 아니다. 올해는 반드시 이루도록 마음가짐을 다시 하자”고 주문했다. 국민일보 노승숙 사장은 “우리 사회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언론의 출현을 요구하고 있다”고 진단한 뒤 “새 윤전기 도입, 중부권 인쇄공장 설립, 신규독자 확장 계획 등을 추진해 신뢰가 깊어가는 경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한매일 유승삼 사장은 “2003년은 ‘공격적 경영을 통한 도전과 도약의 해’”라며 △마케팅·지면쇄신에 과감한 투자 △경영내용 매달 공개 △주요 사안 노사협의 결정 등을 약속했다.

동아일보 김학준 사장은 “올해는 신뢰받는 신문을 향한 원년”이라며 “불편부당 시시비비 전통을 더 굳게 확립하려면 당파심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경영과 제작업무에서 쇄신할 것이 있으면 과감히 쇄신해 나갈 것”이라며 “권력에 대한 견제, 부당한 것에 대한 규탄 등 기세가 넘치면서도 섬세한 신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일보 김정국 사장은 “새해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서 변화와 개혁을 바람이 불 것”이라며 “우리는 이 급물살을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우리 것’으로 활용할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계일보 설용수 사장은 “모든 사우들이 신명나게 잠재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고 신상필벌의 원칙도 확립하겠다”며 “회사가 정한 공정한 룰에 따라 개인간 연봉액의 차등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은 “독자위에 군림하는 태도로 가르치고 훈계하기 보다는 정확하고 공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독자들이 모든 것을 올바르게 판단할 능력이 있다는 겸손한 태도야말로 조선일보가 존경받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방 사장은 “조선일보가 지켜온 신문제작의 기본 노선과 철학은 변하지 말아야 할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방 사장은 이어 △경영 내용 공개 △외부 전문가 경영 참여 △인재 육성을 위한 투자 확대 및 전문가 스카웃 등을 약속했다.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은 “우리 언론은 젊은 세대의 감성에 부응하지 못했고 그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경청하지 못했다”며 “개혁적 욕구를 수용하지 못한 닫힌 보수 측면이 없었는지와 인터넷 신문의 위력에 대해 너무 안이하게 대응하고 폄하했던 점을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회장은 △군림하지 않고 낮은 데로 임하는 언론 △‘조기경보’를 작동시키는 언론 본연의 자세 △개혁과 보수를 아우르는 열린 보수를 주문했다.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는 한겨레 최학래 사장은 “올해 선출될 대표이사와 편집위원장을 중심으로 진정한 리더십을 세워 한겨레 혁신을 제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일신문 장명국 사장은 “독자를 찾아가는 정보서비스로 언론의 모범이 되겠다”며 “비판을 하되 대안을 제시하고 언론 경영의 모범을 창출하며 공공 이익을 확대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김근 사장은 “올해는 특히 연합뉴스법 제정에 우리의 역량을 다시 한번 끌어모아야 한다”며 “정부와 정치권의 인식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고 더욱이 통신의 기능과 역할에 높은 이해를 지니고 있는 노무현 당선자에 대한 기대도 숨길 수 없다”고 말했다.



방송사



KBS 박권상 사장은 “공영방송 위상을 확고히 다지는 한 해야 돼야 한다”며 “방송통신위원회 출범 논의, 방송서비스 개방 등 뉴미디어 환경 변화라는 큰 흐름속에서 국가 기간방송으로의 역할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MBC 김중배 사장은올해의 정책 목표로 “국민과 함께, 앞서가는 MBC”를 제시하면서 “새 시대의 ‘젊은 정신’으로 깨어나고 ‘쌍방향의 교류’를 더 늦기 전에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변화하는 시대정신과 방송환경에 걸맞는 MBC의 정체성과 경쟁력, 정도 경영을 더욱 확고히 다지는 방안들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SBS 윤세영 회장은 “2003년은 ‘디지털시대의 요람’이 될 목동 신사옥 완공을 앞두고 ‘제2창업을 준비하는 해’”라며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사고와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YTN 백인호 사장은 “경쟁력 있는 콘텐츠 개발과 발굴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며 “낡고 묵은 관행에서 벗어나 개인의 아이디어와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작지만 막강한 조직’, 흑자경영의 토대를 구축하자”고 덧붙였다.



경제지



매일경제 장대환 사장은 “올해는 ‘업그레이드 매일경제’ 캠페인을 펼쳐 신문의 질을 높여야 한다”며 “좋은 기사와 특종을 장려하는 방안, 지면평가 시스템, 전문기자 제도 도입, 독자가 인정하는 스타 기자 육성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 최준명 사장은 “1등 신문, 1등 직장을 만들기 위해 창의력의 발휘, 발상의 전환, 겸손하고 개방적인 자세를 한시도 잊지 말자”고 당부했다.

KH·내경 홍정욱 사장은 “‘언론사는 결코 망하지 않는다’는 안일한 사고를 버려야 한다”며 “구조조정을 통한 수익창출, 사업확장을 통해 젊은 신문, 최고의 수익률을 갖춘 신문을 목표로 우리 모두 뛰자”고 주문했다. 파이낸셜뉴스 전재호 사장은 올해 목표를 “적자탈피, 흑자원년”으로 정하고 △투명경영 △비효율적 비용 억제 △분야별 전문인력 활용 극대화 등을 약속했다.



지방지



강원일보 최승익 사장은 “인터넷을 통한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이 우리사회에 폭풍을 몰고 왔다”며 “낡은 관습의 틀에서 탈피하고 수평적 사고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원도민일보 안형순 사장은 ‘뛰어가야 내일을 연다’는 행동지표를 강조하며 “새로운 지면제작 모델과 수입모델을 위한 실현가능한 전략에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경인일보 우제찬 사장은 새해 슬로건을 ‘강건하고 위대한 경인일보’로 정하고 “명실상부한 독자만을 위한 신문으로 거듭나기 위해 신뢰경영, 공격적 투자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광주일보 김형준 사장은“이번 대선에서 보았듯이 네거티브 전략은 시대착오적 발상이 돼버렸고 진솔한 이야기만이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다”며 △사람냄새 나는 신문 △진실이 묻어나는 지면 △마음을 움직이는 논설 △생활의 윤활유가 되는 칼럼 등 “사회가 원하는 패러다임을 읽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매일신문 정재완 사장은 올해를 ‘경영 도약 기반 조성의 해’로 선언하고 “기존 관행에서 탈피해 의식과 행동 모든 면에서 혁명적 변화를 추구하고, 총력 경영 체제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제주일보 김대성 사장은 새해 주제를 ‘굳센 약속 굳은 결의, 책임을 다하는 제주일보’로 정하고 “독자들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생각하는지 받들어 챙기고 모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