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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만들어가는 두개의 전성시대

전문기자…문화재·생태사진·중소기업 등 영역 갈수록 세분화

박주선 기자  2003.01.15 11: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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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자로 활동하는 기자들의 분야가 세분화하는 추세다. 전문기자 분야가 사회 경제 문화 등에서 문화재, 보건복지, 중소기업 등으로 더 전문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곽경근 국민일보 사진부 기자의 전문 분야는 생태환경사진이다. 지난해 8월 예비전문기자로 발령이 난 곽 기자는 오는 8월 내부 심사를 거쳐 전문기자가 된다. 곽 기자는 “기본 자료를 모으기 위해 한달 평균 10∼13일 출장을 간다”며 “지방환경단체나 생태전문가들로부터 도움을 받고 관련 분야 책도 틈틈이 읽고 있다”고 말했다. “이전부터 관심있던 분야였고 꾸준히 한 분야에 몰두하고 싶었다”는 게 전문기자가 되려는 동기다.

권영설 한국경제 기자는 지난해 중반부터 ‘경영’전문기자로 뛰고 있다. 산업부에 있으면서 경제단체 출입을 오래했고 지난 2년간 펜실베니아 와튼 MBA 과정을 마치면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권 기자는 “매일매일 스트레이트에 쫓기기보다는 호흡을 길게 갖고 갈 수 있다는 게 전문기자의 장점”이라며 “내 분야가 생겨 커리어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 “특종이나 낙종에 대한 긴장도가 떨어지고, 출입처 개념에 익숙한 기업에서 간혹 출입기자를 통해 자료를 요청해달라는 얘기를 듣는다”고 한다.

한국경제에는 권 기자 외에도 중소기업, 노동, 미술, 유통, 국제 전문기자가 활동하고 있다. 박주병 한국경제 사장실 차장은 “회사에서 전문기자를 장려하고 있고 분야도 세분화하고 있다”며 “깊이 있고 경쟁력 있는 기사를 생산해 지면을 차별화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전문기자와 대비되는 대기업 전문기자로는 한겨레 곽정수 기자가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를 출입하면서 전문 분야를 챙기는 곽 기자는 스스로를 ‘현장형 전문기자’라고 이름 붙였다. 곽 기자는 “객관적 여건만 보더라도 경제 전체를 전문분야로 하는 것보다 특정 분야 전문기자로 활동하는 게 심층 보도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문경란 중앙일보 생활레저부 기자는 이달 초 여성전문기자로 발령이 났다.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여성학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중앙일보에 입사하기 전 3년간 여성학 강사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문 기자는 “언론사에서 기사를 선택하거나 가치판단을 할 때 남성 중심 시각이 많이 반영된다”며 “남성을 배제하거나 투쟁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여성주의 관점에서 여성 문제를 이슈화하고싶다”고 말했다. 문 기자는 “전문기자제 도입 초기에는 의학 과학분야 전문기자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분야에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화재전문’도 최근 새롭게 등장한 분야다. 지난해 11월 문화재·미술 예비전문기자가 된 노형석 한겨레 기자는 “정식전문기자는 아니고 전문기자가 되기 위한 수습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문화재 분야는 ‘최초’, ‘최고 오래됐다’는 식의 접근이 많아 오보가 잦다. 발굴도 중요하지만 기존 문화유산 보존, 문화재 재활용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를 모을 수 있는 기사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보건복지전문기자(한겨레 안종주 기자), 바둑전문기자(문화일보 심영배 기자) 등이 있다.

박주선 기자 su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