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일부 언론에 정정보도를 요청하는 등 정면 대응에 나서고 조선일보가 지난 16일 ‘살벌한 기자실’ ‘고압적인 대변인’을 문제삼는 기사를 보도하면서 기자실 분위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으나 인수위 출입기자들은 “다소 경직된 점은 있으나 살벌하지는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본보가 조선일보를 제외한 10개 중앙 일간지와 3개 방송사 등 13개 언론사의 인수위 반장·팀장을 대상으로 인수위 기자실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11명의 기자들은 “인수위와 일부 언론이 보도 내용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자실 전체가 살벌하다는 것은 과장됐다”는 의견을 밝혔다. 특히 6개사 팀장들은 “인수위의 정정보도 요청을 살벌하거나 고압적이라고 볼 수 없다”며 “조선일보 보도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A사 취재팀장은 “보다 일찍 기사화하려는 기자들과 완성된 입장만 보도되길 바라는 인수위와의 갈등은 과거 DJ 때도 마찬가지였다”며 “일부 언론이 이를 침소봉대하거나 양해할 수 있는 부분도 크게 부각시키는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B사 취재팀장도 “대변인이 기사가 부적절하다고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본 적은 있지만 호통치고 위협하는 수준은 아니다”며 “잘못된 보도라고 판단될 때 항의하거나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것은 취재원의 권리”라고 말했다. 취재 경쟁이 치열하면서 기자실 분위기가 다소 경직된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가 될 만큼 살벌한 분위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2개사 팀장들은 “조선일보 보도가 다소 과장된 면은 있으나 사실인 부분도 있다”며 “인수위가 보도내용에 시시콜콜 항의하고 과하게 대응하는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12개 언론사 가운데 7개사 취재팀장들은 인수위 대변인의 태도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인수위 기자실의 경직된 분위기나 일부 ‘갈등 기류’는 인수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이낙연·정순균 대변인의 개인적 성격에 기인한다는 지적이다. C사 취재팀장은 “대변인의 태도 때문에 조그만 일도 자꾸 커진다. 대변인 방에 아예 들어가지 않는 기자도 있다”고 말했다. D사 취재팀장도 “이 대변인은 브리핑 시점, 맥을 짚는 논평 등 본연의 역할에는 탁월하지만 일상적으로 기자를 대할 때 고압적인 면이 있다”고 지적했으며 E사 취재팀장은 “본인이 기자출신이면서도 기자들의 요구와 문의에 대해 고압적인 태도를 보여 기자들이 불쾌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