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동안 줄곧 ‘게이트’다 뭐다 해서 폭로위주 기사가 주류를 이루었던 이달의 기자상 출품작에 이번에는 문화와 경제분야 관련 작품이 3건이나 나와 무척 반가웠다. 그러나 연초 바쁜 탓인지 아니면 한국기자상에 관심이 집중된 탓인지는 몰라도 전체 출품작이 평소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17건에 머물러 작품 숫자와 내용면에서 흉작으로 평가됐다. 특히 지역취재부문에 4건, 지역기획취재부문에 3건밖에 나오지 않은 것은 아쉬움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취재보도부문의 중앙일보 ‘이름만 전하던 최초 문예지 신청년(新靑年) 5권 찾았다’는 우리 문학사를 새로 써야할 정도의 수작을 발굴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이 기사가 중앙일보에 앞서 다른 잡지에 보도됐다는 점이 논란이 됐으나 후속시리즈 5회의 보도내용과 역사적 관점 등은 상을 줄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됐다.
또 다른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인 서울경제의 ‘인터넷을 이용한 기업공시와 법인 등기부 등본 취재 장외 기업인수 핑계 ‘돈빼먹기’’는 평소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던 기업공시의 맹점을 기자적 감각으로 끈질기게 보도해 수많은 피해자들을 구제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수작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리고 ‘금감원 ‘은행-보험 감독’은 월권’이라는 세계일보 기사 또한 무심코 지나쳐 버리기 쉬운 법률적 미비점을 부각시켜 각종 법률 정비를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아쉽게도 탈락했다.
기획보도부문은 SBS의 ‘노동인권 사각지대-어느 공장의 비밀’과 ‘태풍 ‘루사’ 그후 풍곡리 100일간의 기록’ 등 두 편이 경합을 벌였으나 현장에 잠적해 뉴스를 생생하게 보도한 ‘노동인권…’이 최종 선정됐다.
지역취재보도부문과 기획보도부문은 출품작과 내용면에서 빈약함을 면치 못했다. 취재보도부문의 한라일보 ‘한라산 생태계 대반란 시리즈 및 후속보도’는 기자들의 팀웍으로 생태계의 변화를 제대로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환경관련 출품작 소재가 거의 대동소이하다는 면에서 흠으로 지적됐으며 일부 심사위원들은 생활 속 환경문제를 더 집중 보도했으면 하는 아쉬움을 보였다.
지역기획보도부문에선 비록 수상작으로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영남일보가 ‘미래 도시, 솔라시티를향하여’라는 시리즈를 통해 대체에너지에 대한 좋은 기획력을 보여 높은 점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