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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박권상 사장 조기퇴진?

일부 언론 "후임인선 착수"…KBS측은 "결정된 것 없다"

서정은 기자  2003.01.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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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임기가 만료되는 KBS 박권상 사장의 조기 퇴진 여부에 언론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7일 일부 언론은 노무현 당선자측이 박 사장의 조기 퇴진 의사를 전달받고 후임 인선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노 당선자측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 “박 사장이 임기와 무관하게 3월 2일께 회사 행사를 마치고 퇴진하겠다는 뜻을 알려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KBS측은 “박 사장은 거취와 관련 어떤 결정도 하지 않았다”며 부인하고 있다. KBS 김충환 홍보실장은 27일 “박 사장은 ‘당선자측과 거취 문제를 이야기한 적 없다. 퇴진 시기도 결정한 바 없다’고 말했다”며 “박 사장은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주어진 임기 안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 마지막으로 봉사할 중대한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어 “박 사장은 임기에 대해 마음을 비웠고 언제든 그만 두라면 그만 둘 생각”이라고 전했다.

KBS 한 고위 간부는 이와 관련 “박 사장이 기사를 보더니 왜 이런 기사가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냐고 당황스러워 했다”며 “박 사장이 인수위에 구체적으로 의사를 전달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이미 대선 전부터 자신을 임명한 DJ 정부와 임기를 같이 하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주위에 밝혀왔다. 일부 간부들이 “임기를 다 채우는 게 모양이 좋다”며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박 사장 스스로 ‘마음을 비웠다’는 점에서 실제 인수위측에 정식으로 퇴진 의사를 알리지 않았다 해도 당선자측이 박 사장의 이런 입장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전달 받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따라서 2월 25일 대통령 취임 이후 박 사장이 조기 퇴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언론노조 KBS 본부는 지난 27일 성명을 내고 “박 사장의 조기 퇴진 의사가 사실이라면 향후 KBS 개혁의 걸림돌이 되지 않으려는 충정에서 나온 마지막 선택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존중한다”며 “차기 KBS 사장 인선은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하며 노조 등 KBS 개혁을 바라는 내부 의사가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서정은 기자 pund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