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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꿈은 날아가고…

스포츠토토 지분참여 9개사 21억 손실

박주선 기자  2003.01.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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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행성 조장” 비판불구 강행 결국 ‘꽝’





스포츠토토(주)가 50∼80% 감자를 결의, 지분 참여를 했던 9개 언론사가 21억2500만원의 손실을 입었다.

스포츠토토(주)는 지난 24일 주주총회를 열고, 보유주식 1% 이상 주주에 대해 70% 감자, 1% 미만 주주에 대해 50% 감자를 하기로 결의했다. 1대주주인 타이거풀스인터내셔널에 대해서는 경영 책임을 물어 80% 감자를 하기로 했다. 당초 1대주주를 제외한 모든 주주에 대해 70% 감자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소액주주들이 반발해 1% 미만 주주의 감자 비율을 50%로 조정했다.

스포츠토토(주) 홍보실 관계자는 “사업주체인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체육복표사업자 계약 연장의 조건으로 감자와 신규이사 선임을 내세웠고, 신규투자자 유치를 위해 감자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참여 언론사의 경우 모두 1% 미만의 지분을 갖고 있어 보유 주식수가 절반으로 줄어들게 됐다. 현재 참여사는 경향신문, 넥스트미디어, 디지틀조선, 문화일보, 스포츠조선, 스포츠서울21, 한국일보, YTN, 조인스닷컴 등으로 문화일보와 조인스닷컴(0.48%)을 제외한 7개 언론사가 0.9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들 7개사는 스포츠토토(주) 설립 당시 각각 5억원씩을 투자, 주당 5000원씩, 10만주(1%)를 구입했으며 이후 유상증자에 불참해 지분율이 0.96%로 떨어졌다. 5만주(0.48%)씩 보유하고 있는 문화일보와 조인스닷컴은 각각 주당 1만원, 5000원에 주식을 구입, 5억원, 2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이번 감자 결정으로 총 40억원을 투자한 경향신문 등 8개사는 20억원, 2억5000만원을 투자한 조인스닷컴은 1억2500만원의 손실을 입었으며, 9개사 총 손실액은 21억2500만원이다.

스포츠토토(주)는 2001년 2월 체육복표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2001년 복표 발매 첫해에 예상치의 10%를 밑도는 발매액 28억원을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지난해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 이미지가 급격히 추락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발매마저 중단된 상태다. 언론사는 사행심을 조장하는 사업에 참여해서는 안된다는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뛰어들었다가 감자 결의로 투자액의 절반을 잃게 된 것이다.

한 신문사 관계자는 “투자 당시 수익에 대한 기대가 컸었고, 광고 집행 때도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안타깝지만 현재는 거래도 안돼주식을 팔 수도 없다”고 말했다. 소액주주 모임의 간사를 맡은 문화일보 관계자는 “투자자 유치를 위해 감자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았으나 비율을 두고 1대주주와 공동 책임을 지우는 식의 70% 감자는 동의할 수 없었다”면서 “각사가 수억원을 투자한 만큼 회사 회생을 기대하고 있지만 결과는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박주선 기자 su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