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가 인기드라마 PD의 딸이 남편에 의해 살해된 사건을 1면 머릿기사로 보도해 소속사의 강한 반발을 샀다. 게다가 안팎에서 개인적인 불행을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간스포츠는 지난 23일자 1면 ‘아! 원통한 내딸…/사위가 딸 살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인기드라마 PD의 딸이 사위에 의해 살해됐다는 내용을 PD의 사진과 함께 실명으로 보도했다. 소제목에서 ‘대치동 주부 피살사건 충격의 속사정’이라고 밝힌 기사는 “최고 인기 드라마의 ㅈ PD가 지난 21일 시집간 딸의 피살이란 엄청난 사건을 당했다”며 “더욱 충격적인 것은 경찰이 살해범으로 체포한 사람이 사위였다는 점”이라고 보도했다. 기사는 또 사건 당시 상황을 상세히 설명한 뒤 “남편이 피해망상증 치료를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며 “경찰은 마약투약 여부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기사가 나가자 ㅈ PD가 소속된 SBS 프로덕션측은 일간스포츠에 강력히 항의하고 법적 대응을 준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ㅈ PD는 “기자 양심상 개인적으로 고통스럽고 불미스러운 일을 그렇게 선정적으로 보도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주위의 몇몇 사람들만 사건을 알고 있었으나 보도 후에 널리 알려졌고, 곤욕을 치렀다”고 말했다. ㅈ PD는 법적 대응 여부에 대해 “그간 경황이 없었고 촬영이 진행 중이어서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보도와 관련, 내부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일간스포츠 한 기자는 “개인의 불행을 선정적으로 보도한 것을 보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또다른 기자는 “윤리적 측면에서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단독 취재였고, 이 드라마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어 독자들의 관심을 끌 만하다는 측면에서 기사를 키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양비론을 폈다.
박재영 일간스포츠 편집국장은 “개인적으로 가슴 아픈 사건이었고, 개인의 불행한 사건을 다루는 데 대해 고민스러운 부분이 많았다”며 “하지만 인기드라마 PD는 공인으로서 기사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