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우리의 주장] 언론개혁, 기자실부터 고쳐라!

우리의주장  2003.02.12 00:00:00

기사프린트

기자란 무엇인가? 기자란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세상에서 일어나는 온갖 일들을 취재, 기록, 전달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무관의 제왕’, ‘사회의 목탁’ 등으로 불리우던 직업기자의 전성시대는 끝났다.

지금 언론은 심각할 정도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어 가고 있다. 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개념정의가 새롭게 이루어져야 할 만큼 언론 환경과 그 작동 메카니즘에 혁명적인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기자들은 이제 무엇이 뉴스인가, 취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누가 기자인가 등 우리 사회 보도시스템에 대한 총체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낡은 언론관행을 타파하고 새로운 모델을 정착시켜야 하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 있다.

16대 대선이후 언론개혁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권언유착’ 이나 ‘정파신문’ 등 시중의 모욕적인 ‘평판’을 빌지 않더라도 지금까지 해온대로 하는 기존의 방법론으로는 새로운 시대의 언론으로 살아남지 못할 것은 자명하다. 언론개혁 문제는 언론사주의 소유지분 문제, 언론시장 문제, 편집권 독립문제 등 여러 가지 법제도적인 개혁과제가 있지만 기자들의 자성을 통한 내부개혁 또한 필수적임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면 언론은 어떻게 변해야 할까? 그 중에서도 기자들 자신이 담당해야 하는 개혁의 몫은 무엇일까?

전라일보 박주현(41) 사회부장이 최근 석사논문(전북대 행정대학원 언론홍보 전공)으로 제출한 ‘지방자치단체 기자실 존폐논쟁에 관한 연구’는 현직기자 신분의 저자가 언론의 취재보도 시스템에 대한 대안을 모색한 연구로 기자 자신의 개혁 문제를 다뤘다는 점에서 우리 언론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논문에 따르면 기자실 운영방식을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에 언론인은 37.3%나 찬성한데 비해 공무원은 6%만이 찬성했다. 반면 기자실 폐지에는 공무원의 37.1%가 찬성을 표하고 기자는 15.7%가 찬성했다. 기자실 폐지 이유에 대해서는 공무원의 76.7%가 기자들의 권위주의와 고자세 때문이라고 지적했으며 이에 대해 기자들도 42.3%가 공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기자들은 일부 공무원의 이기주의(28.8%)와 공무원직장협의회 요구(38.5%)라고 답해 응답 기자들과 공무원들의 상호불신과 시각차이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실 폐지 후 대안에 대해서는 브리핑룸으로의 전환에 기자(63.5%)와공무원(70.4%) 모두 큰 공감을 드러내 기자실이 개방형 취재공간으로 변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는 곧 언론이다.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언론개혁 문제에 대해 이제는 기자들의 자성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가를 고민할 때다. 더 이상 언론개혁 문제를 정부의 문제, 사주의 문제, 또는 시장의 문제 등 기자 외적인 남의 탓으로 돌릴 수 없을 만큼 기자는 언론의 핵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