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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로또'따라잡기

주가상승종목 알아맞추기 로또와 흡사…인터넷 복권업체서 후원

박주선 기자  2003.02.12 14: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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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인터넷복권 발행업체인 이덱스로또의 후원으로 로또 복권과 비슷한 방식의 ‘주가상승종목’ 맞히기 행사를 벌여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조선일보가 로또와 관련, “정부가 사행심을 부채질한다”고 비판하면서 이같은 ‘로또식’ 행사를 개최하는 것에 대해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24일자 조선경제 1면에 사고를 내고 “총 3800만원의 당첨금을 걸고 4주 연속으로 진행하는 ‘주가상승종목’ 맞히기 이벤트가 27일부터 시작된다”고 밝혔다. 방식은 업종별로 매일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 7개를 참여자가 선택해 모두 맞히면 당첨되는 식이다. 당첨금은 200만원이며, 조선일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복권 발매가 이루어진다. 복수의 당첨자가 나올 경우 당첨금을 배분하고 당첨자가 없을 경우 당첨금을 다음날로 이월하는 방식 등 로또 복권과 비슷하다. 12일 현재 당첨금은 첫 발매 이후 당첨자가 없어 2400만원으로 불어나 있다. 이밖에 조선일보는 당첨과 별개로 매주 한 차례씩 참여자 전원을 대상으로 추첨을 실시, 세탁기, DVD플레이어, 반상기, 수저세트 등을 경품으로 제공한다.

‘주가상승종목 맞히기’ 복권은 주가 상승치를 예상해 응모한다는 점에서 임의로 숫자를 정하는 로또 복권과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예상치를 적고 고액의 당첨금을 기대하게 하는 것은 복권의 일반적 속성과 다르지 않다. 게다가 복권사업에 비판적인 조선일보의 기존 보도태도와도 배치된다. “복권을 사는 것은 일확천금을 꿈꾸는 요행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런 사행심을 경계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부채질을 한다면 이 나라는 도박세상이 되고 만다.”(2000. 2. 28 사설) “요즘 한국사회에 불어닥친 ‘복권 광풍’은 집단최면과 중독이 우려되는 상황이다.”(2003. 2. 4 사설)

이와 관련, 조선일보 편집국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가볍게 쉬어갈 수 있는 코너를 마련하고 독자들의 참여를 유도하자는 차원에서 시행한 것”이라며 “숫자 맞추기 식 단순도박이 아니라 과학적 분석이 필요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선일보는 관계사를 통해 복권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스포츠조선과 디지틀조선일보가 축구 복표업체인 스포츠토토(주)에 각각 5억원을 투자, 0.96%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디지틀조선일보는 로또를 발행하는 KLS컨소시엄에도 들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