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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기자의 이색 연수

"저 정치하다가 다시 돌아왔어요"

서정은 기자  2003.02.12 14: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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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박선규 차장 미 의회 보좌관 10개월 체험

미 정치학회 연수프로 일환





“미국 의원들의 평균 투표율은 95%를 넘습니다. 정족수 미달, 날치기, 점거 등은 상상할 수도 없죠. 의원 535명 중 당적을 바꾼 경력이 있는 사람도 10여명에 불과합니다. 보좌관 수도 상원은 평균 40∼50명, 하원은 15명 가량 됩니다. 미 의회에서 보좌관으로 활동하면서 미국 정치 현장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습니다."

미국 하원 에드워드 로이스 의원실(공화당)의 인턴 보좌관. KBS 보도제작국 박선규 차장이 지난해 갖고 있던 명함이다. 박 차장은 2001년 11월부터 2002년 10월까지 1년간 ‘미 의회 연수'에 참가해 10개월간 인턴 보좌관으로 일했다. ‘미 의회 연수'는 미국정치학회가 1953년부터 시작해 매년 40여명씩 선발하는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13명의 한국인이 참여했다.

‘미 의회 연수' 참가자들은 6주 동안 미 의회 구성, 법안 처리 과정 등 기초 교육을 받은 뒤 직접 인턴 보좌관 자리를 따내야 한다. 박 차장은 국제 분쟁지역 및 탈북자 취재 경력을 살려 한반도 문제와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던 에드워드 로이스 의원실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박 차장은 이 기간 동안 북한 탈북자에 대한 미 의회 청문회, 에드워드 로이스 의원이 발의하고 미 하원이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탈북자 결의안' 등의 실무 작업을 진행했다. 특히 ‘탈북자 결의안'은 중국과 미국 정부에 탈북자의 북한 송환 중단과 중국내 체류 허용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미 의회가 탈북자 문제와 관련해 채택한 첫 결의안이라는 점에서 보람도 컸다.

“2002년 6월 11일 결의안이 통과되던 날, 94년 탈북자 문제를 국내에 처음으로 보도하면서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여론화시키겠다던 탈북자들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생각에 뛸 듯이 기뻤다"는 박 차장은 “색다른 분야에서 평생 기억에 남을 의미있는 경험을 했고 연수를 통해 쌓은 인맥은 취재 활동에도 큰 보탬이 될 것 같다. 기자들이 활용할 만한 좋은 연수라는 점에서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 박 차장은 이번 연수 경험을 언론재단의 지원을 받아 책으로도 펴낼 계획이다.

서정은 기자 pund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