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 출국금지령이 내려 발목이 묶인 세계일보 이상회 전 사장이 조속한 미국행을 위해 부당노동행위 혐의를 벗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전 사장은 이상진 인사부장을 통해 조정진 기자협회 지회장, 조대기 전 노조위원장, 조민성 전 노조 사무국장에게 전원 복직시키고 해고 이후 체임을 지급하겠다며 각종 민·형사 소송 취하를 요청했다. 이 부장은 3일 조 지회장과 조 전 사무국장을 만난 자리에서 "본인이 회사 전권을 위임받았으니 복직에 합의하자"고 말한 뒤 "이 전 사장이 시내 모처에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이면서까지 신속한 처리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이들 두 명은 ▷97년 파업 관련 모든 소송 취하 ▷용역업체 폭력배를 동원한 이른바 '4·28 만행' 피해 보상 ▷해고 피해 보상금 등을 추가로 요구, 합의에 이르지는 않았다. 조 지회장은 "이 부장이 이상회 전 사장 출국의 걸림돌로 여기는 소송 취하를 위해 서두르는 기색이 역력했다"며 "이 전 사장의 처벌을 주장해 오다 복직이란 당근에 넘어가 이제껏 노력과 주위의 기대를 물거품으로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조 지회장은 이어 "법률 자문을 구해 양자간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출국금지와 금품수수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협상에 적극적으로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앞서 서울지검 공안2부와 특수2부는 이 전 사장을 부당노동행위와 개인비리 혐의로 31일 오후 법무부를 통해 출국금지 조처했다. 이 전 사장은 통일재단 산하 미국 브리지포트 대학 부총장에 취임하기 위해 31일 오후 7시 30분 KE051편으로 출국할 예정이었다. 검찰은 세계일보 노조의 고발에 따라 이 전 사장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수사 중이며, 신문사 경영과 관련 거액 금품 수수 혐의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국세청은 통일재단 해외자금을 세계일보에 지원하는 과정에서 세금 탈루혐의를 포착, 관련 자료를 검찰에 넘긴 것으로 알려져 이 전 사장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세계일보 '곽정환-이상회' 체계가 무너지면서 부회장에 황선조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유지재단 이사장이, 사장에 송병준 부사장이 1일 각각 취임, 국제금강산그룹 박보희 회장을 중심으로 통일교내 서열이 재정비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