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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판짜기 들어선 방송계 하마평만 무성

서정은 기자  2003.02.19 11: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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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개혁적 인사에 투명절차” 각계 요구

검증절차 논의없어 ‘낙점’관행 되풀이 우려





본격적인 방송계 인선을 앞두고 방송위원회, KBS 사장, MBC 사장, 광고공사 사장 등 언론계 수장이 누가 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광고공사와 방송위원회는 이미 임기가 만료됐고 KBS 사장은 오는 5월로 임기가 끝난다. 최근에는 MBC 김중배 사장이 사표를 제출하면서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3월 4일 주총에서 신임 사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새 정부 출범에 맞춰 방송계의 대대적인 새판짜기가 불가피한 셈이다.

지난 11일 임기가 만료된 방송위원회는 방송정책을 총괄하는 기구라는 점에서 언론계의 관심이 각별하다. 현재 한승헌 전 감사원장의 방송위원장 내정설이 언론계에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완상 전 부총리, 최영도 변호사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방송위원으로는 시민운동계 학계 법조계 등에서 다양한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 인사로 성유보 민언련 이사장과 지은희 여성단체연합 대표가, 법조계에서는 박형상 변호사와 최영도 변호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언론학자로는 방정배, 이효성, 최창섭 교수가 하마평에 올랐고 나남 출판사의 조상호 사장, 한나라당 특보 출신의 양휘부씨도 거론되고 있다. 조강환 현 방송위원의 경우 방송위 업무의 연속성 차원에서 유임설이 나오고 있다.

5월 임기가 끝나는 KBS 사장에는 자천타천으로 전·현직 언론인들이 대거 물망에 오르고 있다. KBS 출신으로는 이형모 전 KBS 부사장과 강대영 현 부사장이 거론되고, 현직 언론인으로는 정연주 한겨레 논설주간과 황규환 스카이라이프 사장이 하마평에 올랐다. 기자협회장을 지낸 이춘발 전 노무현 후보 언론특보, 성유보 민언련 이사장, 서동구 전 노무현 후보 언론고문 등도 거론되고 있다. 특히 정연주 주간은 최근 김중배 사장이 사표를 내면서 공석이 된 MBC 사장으로도 거론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문화부 장관이 임명하는 방송광고공사 사장에는 노무현 당선자 언론특보 출신의 언론인 ㄴ씨와 ㅅ씨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방송계 인선은 노무현 정권의 언론정책을 가늠하는 시험대라는 점에서 공개적이고 투명한 검증을 통해 전문적·개혁적인 인사가 선임돼야 한다는 각계의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인선이 임박했음에도 검증 절차에 대한 논의 없이 하마평만 무성하게쏟아지면서 정치권 낙점 관행이 되풀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최종 인선까지는 다양한 변수가 있겠지만 공개적인 검증 절차가 생략된 채 예전과 같이 정치권 자리 분배, 밀실 낙점 방식이 되풀이될 경우 시민·언론단체와 노조가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보여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