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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 선정주의… 세습…

SBS 백서엔 어떤 내용이

서정은 기자  2003.02.19 11: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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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법 날치기로 설립…‘권언유착’ 산물

사주 1인 지배구조 막을 견제장치 필요





언론노조가 지난 17일 발간한 백서 ‘SBS 11년 평가 및 개혁방안’은 부제 ‘특혜로부터 선정주의를 거쳐 세습으로…’에서 나타나듯 SBS의 설립 과정의 정치적 유착관계, 사주 1인체제 경영의 문제점, 프로그램의 선정성, 경영권 세습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해부하고 있다.

1장 ‘SBS 설립과정과 의혹’에서는 SBS가 지난 90년 노태우 정권이 방송법 날치기 통과를 통해 특혜를 베푼 가장 큰 이권사업의 하나라는 점에서 SBS의 출범 자체가 권언유착의 산물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2장 ‘SBS의 편성과 제작구조’와 4장 ‘SBS의 프로그램 특성’, 5장 ‘SBS 프로그램 종합 모니터 분석’ 등에서는 SBS의 시청률 경쟁 선도, 오락프로그램 위주의 편성, 뉴스의 연성화와 선정성, 편파적 보도태도 등이 도마위에 올랐다. 주목할 만한 좋은 프로그램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맹목적 시장주의에 함몰돼 한국방송 시장을 왜곡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3장 ‘SBS의 경영정책’과 7장 ‘SBS의 뉴미디어 사업진출 현황 및 평가’에서는 SBS의 조직운용과 인사, 경영행태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지를 분석하면서 이윤논리에 지배되는 상업방송의 사주 1인 경영 구도의 폐해를 문제삼고 있다. SBS는 2001년까지 11년간 총 매출액 3조3500여억원에 당기순이익만 2410억원을 올렸고 23개 자회사와 투자회사를 거느린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면에는 △뷰티산업, 골프예약업 등 문어발식 확장경영 △자회사 노조원 무더기 정리해고 등 노조탄압 △비정규직 증대 등 감량경영에서 드러나듯 이윤창출에 매몰된 상업주의적 체질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세영 회장이 SBS의 지배주주로서 지난 11년간 공적 자산인 전파를 상업적으로 독점해 막대한 이윤을 독식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경영상의 문제는 결국 경영권 세습에 의한 족벌지배 체제 구축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10월 윤세영 회장은 (주)태영 지분을 아들 윤석민씨에게 전량 증여해 황제식 족벌경영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그렇다면 SBS의 족벌 세습을 막고 올바른 민영방송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은 무엇일까. 백서는 우선 SBS의 지분 제한을 30%에서 10% 미만으로 대폭 축소하고 지분의 일부를 공적 구조로 바꾸는 대대적인 방송소유구조 개편을강조하고 있다. 사주 1인 지배라는 전횡적 경영 구조를 견제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밖에 △강력한 편성규약과 노조의 역량강화를 통한 소유와 경영, 편성의 분리 실현 △전파사용권을 일정기간 허가하는 라이센스 입찰제 도입 △지역민방의 SBS 프로그램 공급 비율 50% 이하 제한 등도 개혁 과제로 제시했다.

서정은 기자 pund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