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이경실씨가 남편 손광기씨로부터 폭행당한 사건을 다루는 각 스포츠신문의 보도가 위험수위를 넘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사건의 경우 남편에 의한 가정폭력이 문제의 핵심인데 스포츠신문의 보도태도는 사생활과 의혹 들추기로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이다. 손씨가 이경실씨의 사생활에 대해 언급했던 지난 11일 이후 각 스포츠신문들은 “이경실의 남자”(일간스포츠 11일자), “이경실 바람피웠다”(굿데이 12일), “이경실, 인테리어 L씨와 불륜”(스포츠투데이 12일자), “불륜 있었나 없었나”(일간스포츠 12일자), “불륜의심 L씨는 누구”(일간스포츠 12일자), “손씨 가족, ‘너도 터뜨려’”(스포츠투데이 13일자) 등의 보도로 이경실씨를 피해자에서 순식간에 원인제공자로 몰았다. 이러한 스포츠 신문들의 선정보도에 대해 한국여성의전화연합은 지난 11일 ‘가정폭력은 가십거리가 아니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단체는 성명서에서 “무슨 이유로든 폭력이 정당화되거나 흥밋거리로 전락해서는 안된다”고 전제한 뒤 “가정폭력 피해자가 입었을 상처와 고통을 이해하기보다 말초적 기사로 또 한번의 상처를 주는 일에 언론이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생활 보도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다르지 않다. 임병국 언론중재위 중재심의실장은 “연예인이나 유명인들도 공인으로서 감내할 선이 있는데 언론이 이 선을 넘고 있다”면서 “특히 부부문제나 가정 문제를 공개할 경우 이것은 명예훼손 중의 명예훼손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