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 열릴 한겨레 대표이사 선거는 고영재 광고국장과 고희범 논설위원간의 양자대결로 압축됐다. 최학래 현 사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대표이사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2일 후보등록을 받은 결과 두 후보만이 등록을 마쳤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사내 일각에서는 박원순 변호사 등 외부저명 인사들을 접촉하기도 했으나 혁신을 추진해야 하는 자리인만큼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사가 적합하다는 의견이 막판 강하게 작용했다.
고 국장은 전남 장흥 출신으로 한겨레 정치부 편집위원, 한겨레21 창간편집부장, 논설위원, 편집위원장을 거쳤으며 이번 선거에 △연내 증자실현 △10만독자 신규 달성 △인사내부추천제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제주 출신인 고 위원은 초대 노조위원장, 특집부 편집위원, 정치부장, 민권사회1부장, 출판국장, 편집국 부국장, 광고국장을 두루 거쳤다. 고 위원은 △출판국과 문화사업국을 통합한 ‘미디어사업국’ 신설 △전략 및 마케팅 기획기능의 강화 등을 약속했다. 씨네21 분사추진은 두 후보가 공히 공약으로 제시했다.
한편 안수찬 기자 등 7명의 젊은 사원들은 사내에 부착한 의견문을 통해 “두 후보는 이번 대표이사선거에서 정책선거를 지향해달라”며 선거때마다 문제가 일었던 파벌선거에 대한 반대의사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사내 선거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의견문에서 “우리는 알파벳 선거를 거부한다”고 밝힌 뒤 “서로 다른 의견의 자유로운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 선거는 때마다 치르는 의례행사에 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한겨레 식구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본격적 토론의 장을 만들자”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