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기자와 취재원 인연이 사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고 조재봉 국민일보 기자와 하나로통신 신윤식 회장, 두원수 이사 얘기다.
하나로통신은 지난 1월 일산 새사옥 입주를 시작하면서 고 조 기자의 부인 박문자 씨에게 매점을 임대해 줬다. 지난 2001년 6월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생계가 넉넉하지 않았던 박씨를 돕고자 하는 이유에서였다.
두원수 이사는 “순직 소식을 듣고 문상을 갔다가 조 기자가 독자여서 부인이 시부모님을 모시면서 두 아이를 키운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도움이 되는 일이 없을까 생각해 오다가 신윤식 회장이 ‘매점활용 방안 보고’를 받던 중 조 기자의 부인에게 매점을 맡기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매점 임대 사업을 제안받은 박문자 씨는 지난달 27일부터 일산 새사옥으로 출근하고 있다. 매출액의 일부를 임대료로 내고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점을 운영한다. 박씨는 “두원수 이사에게서 갑자기 연락을 받고 경험이 없는 일이어서 망설이다가 주위 사람들의 권유로 하게 됐다”며 “배려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과 고 조 기자가 만난 것은 지난 93년경. 당시 고 조 기자는 정보통신부를 출입하면서 데이콤 사장이던 신씨와 기자, 취재원 사이로 지냈다. 97년 신 회장이 하나로통신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고 조 기자는 정보통신부, 하나로통신 출입기자로 관계를 맺어왔다. 신 회장과 함께 데이콤에서 하나로통신으로 자리를 옮긴 두원수 이사와도 기자, 취재원 사이로 지냈다. 2000년 고 조 기자가 국민일보에서 파워콤 홍보이사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사업 조언자로 자주 만나기도 했다.
두 이사는 “여느 기자와 취재원 사이 이상은 아니었다”며 “갈수록 사람 사이가 삭막해지는데 어려울 때 돕고 사는 게 보람된 세상살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