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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지역민방 독식?

잇단 주식 매집…부산방송 2대주주로

서정은 기자  2003.02.26 11: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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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의 최대주주인 (주)태영이 최근 부산방송의 2대 주주가 되면서 지역민방의 SBS 종속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태영은 지난해 11월 부산방송 주식 20만5440주를 취득한데 이어 지난 1월에도 27만4560주를 인수해 넥센타이어에 이어 2대 주주(10.9%)로 등극했다. 태영은 또 울산방송에 3.4%를, 태영화학은 강원민방에 4.9%의 주식을 갖고 있다. 이밖에 대구방송은 SBS의 2대 주주인 귀뚜라미보일러가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고, 제주방송은 SBS프로덕션 회장인 신영균 한나라당 의원이 주주로 있는 한주흥산이 21%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같은 지분 구도는 태영과 SBS 및 관계회사들이 직간접적으로 지역민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부산방송의 경우 2대 주주로 등극한 태영이 자사 이사 선임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해당사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 부산방송 노조·기자협회·PD협회·기술인협회 등은 지난 22일 ‘SBS 지역민방 종속화 저지 및 경남민방 설립 반대를 위한 사원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26일 부산과 서울에서 기자회견 및 항의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들은 성명에서 “지역민방에 대한 SBS의 주식 매집은 지역문화 창달을 목표로 설립된 지역민방의 존재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임원이 사장과 상무 2명밖에 없는 부산방송은 2대 주주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자율적인 편성권과 정체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정상윤 경남대 정치언론학부 교수도 지난 18일 언론노조 주최 ‘SBS 개혁방안’ 토론회에서 “SBS가 지역민방의 주식을 취득하는 행위는 법적으로는 결격사유가 되지 않지만 지역민방을 SBS 종속 구도로 재편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