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오는 3월 4일 사장 선출을 앞두고 MBC 본사 임직원을 상대로 사장 후보 추천을 받고 있어 주목된다.
방문진은 지난 24일 이사회에서 사장 선임 절차와 관련 MBC 직원 추천과 이사회 추천을 동시에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이날 MBC 본사에 ‘대표이사 추천 공고’를 냈다. 방문진은 “사장 후보자를 폭넓게 찾기 위해 MBC 구성원들로부터 추천을 받기로 했다”며 “방문진이 알고 있는 인물의 한계를 넘고자 하는 의도이며 추천자료가 구속력을 갖거나 추천인이 많고 적음에 공모의 뜻이 있지 않다”고 밝혔다.
방문진은 공고에서 △MBC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수행할 능력이 있는 인사 △방송조직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리더십과 추진력을 가진 인사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실현할 수 있는 인사 △방송시스템과 업무에 대한 이해와 MBC에 대한 애정을 가진 인사 등 4가지 조건을 추천 기준으로 제시했다. MBC 직원들은 이 기준에 따라 오는 27일까지 MBC 내외 인사를 대상으로 사장 후보를 추천할 수 있으며 자신의 실명과 소속, 추천사유 등을 함께 적시해야 한다.
이에 대해 MBC 내부에서는 방문진의 사원추천제가 사장 결정 과정에 구성원들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첫 기회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소수 의견이 대다수 구성원들의 뜻으로 확대 해석되고 자질 없는 사람이 사장 후보로 논의될 수 있는 구실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MBC 보도국 한 차장은 “실명으로 특정인을 추천한다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내부 추천이 활발할 것 같지는 않다”며 “인재풀을 넓힌다는 차원에서는 실익이 있겠지만 정부의 입김을 배제하고 제대로 된 사장을 선임하는 것은 방문진 이사들의 의지 문제이지 방법상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언론노조 MBC 본부는 지난 25일 성명을 통해 “MBC 구성원들의 의사를 반영하려는 취지라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정작 사장 인선과정이 투명하지 못하면 사원추천제는 요식행위에 그칠 수밖에 없다”이라며 “방문진이 스스로 내세운 사장 기준 요건에 따라 정치권 영향력이나 밀실 결정이 아닌, 투명하고 공정하게 MBC 사장을 선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방문진은 MBC 직원들과 이사들이 추천한 인사들을 검토해 오는 28일 이사회에서 3배수를 확정하고, 주총 전날인 3월 3일께 최종후보자를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