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을 앞두고 미 국방부가 시행한 종군기자 프로그램과 관련 국내 언론사의 경우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두 곳만이 선정돼 그 기준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 1월말 워싱턴 포린프레스센터 소속 특파원단을 대상으로 관련 설명회를 개최했으며 이메일 등을 통해 신청을 받은 후 지난달 14일 대상자를 일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종군기자 프로그램에는 미국기자 400여명, 미국을 제외한 외국기자 1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지난달 26일 사내공모를 통해 국제부 안성규 차장을 쿠웨이트 현지에 파견했으며 조선일보는 지난 4일 강인선 워싱턴특파원을 걸프지역에 파견했다.
이와 관련 중앙일보는 미 국방부측에서 통보가 오기 전인 지난 1월 중순부터 워싱턴특파원을 통해 종군기자를 보낼 방안이 있는지 알아볼 것을 지시, 관련 프로그램이 있음을 확인하고 이후 절차에 따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조선일보도 특파원을 통해 프레스센터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종군기자 프로그램에는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외에도 KBS MBC 등 방송사와 연합뉴스 경향신문 등이 신청했다.
이와 관련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만이 선발된 데 대해 미 국방부가 상대적으로 미국 입장과 가까운 언론사만 선정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신청요령이나 절차는 ‘공지’된 반면 선정기준 등은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지난 2월 워싱턴특파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종군기사 신청을 통보하며 구체적인 선정기준에 대해서는 “자의적으로 이뤄질 것” “사전에 군사훈련을 받은 기사들이 우선 선정될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중앙일보와 조선일보는 지난 27일, 4일 관련기사에서 미 국방부의 선정기준은 매체의 영향력·발행부수 등을 기준으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또다른 기준은 ‘선착순’이었다는 것이다. 한 워싱턴특파원은 “선정기준이 애매해 미 국방부에 알아봤는데 ‘신청 순서대로 뽑았다’는 설명을 들었다”면서 “한국의 경우 일단 2명이 허용됐으나 국방부는 병력이 늘어날 경우 취재진을 추가로 선정해 파견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런 선정기준의 모호함으로 인해 일각에서는 “로비가 필요했던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 방송사 국제부장은 “미 국방부에서 처음부터 외신은 임의기준으로 선발하겠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선안뽑아주면 그만이고 경위에 대해 특별한 설명도 없었다”며 “결과적으로 신문만 선정됐는데 다른 루트가 필요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