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바람은 창간 1세대가 퇴진의사를 밝힌 것에서도 감지된다. 최 사장의 불출마로 창간이래 유일하게 창간멤버가 출마하지 않았던 이번 대표이사 선거 이후 최학래 현 사장, 조영호 전무, 정연주 논설주간 등 동아투위 출신 창간 1세대들은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겠다”며 일선에서 물러날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후배 사원들은 15년간 한겨레를 지켜온 창간 1세대들에게 회사에 남아줄 것을 설득하고 있는 상태. 특히 정연주 논설주간에 대해서는 현직을 계속 유지해달라는 후배들의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에 치뤄진 양대선거에서 대표이사, 편집위원장 모두 현 체제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인 후보가 당선돼 변화에 대한 사원들의 의지가 반영됐다. 고 후보의 경우 현 경영진의 경영실패와 책임문제를 거론했으며 김효순 후보는 ‘여당지 논란’에 다시 불을 붙이며 편집국 기자들에게 ‘변화’와 ‘지면혁신’을 강조해 편집위원장으로 선출됐다. 편집국 한 기자는 “상대적으로 계파간 논쟁이 덜했던 이번 선거에서는 혁신과 변화의 의지를 보다 강력하게 내비친 후보에게 표를 던진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겨레의 진정한 변화는 오는 22일 주총 이후 단행될 사내 인사에 달려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편집국 다른 기자는 “선거 이후 ‘복수’라고 불릴 만큼 부적절한 인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혁신안 추진을 앞두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공정한 인사를 정례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