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호 신문협회’는 어디로 갈 것인가. 지난 6일 신문협회가 신임 회장으로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을 선임하면서 새 정부 출범 이후 신문협회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권언유착 근절의지를 밝히고, 판매시장 정상화 등 안팎에서 언론개혁 요구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 신문협회 ‘활동반경’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홍 회장의 신문협회 회장 선임 이후 발표된 첫 공식 반응은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신학림)의 ‘홍석현씨는 신문협회장 자격이 없다’ 성명이었다. 언론노조는 지난 6일 성명에서 “신문시장이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여론독과점의 당사자로서 비판대에 올라있는 신문사의 회장이자 조세포탈범이 국내 신문·통신사 대표 단체의 수장이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홍석현씨가 회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신문협회가 구태를 벗지 못하고 신문시장 정상화와 언론개혁 움직임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홍 회장은 언론계에서 제기되는 언론개혁과 신문협회 활동은 ‘궤를 달리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홍 회장은 지난 7일 KBS 라디오 ‘라디오 24시’와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글로벌 기준을 갖고 질적으로나 경영적으로도 경쟁력이 있는 언론계를 만드는 것이 개혁이지 회원사간에 누구는 좋고 누구는 나쁘다거나 누구는 옳게 해왔고 누구는 옳게 하지 않았다고 가르는 식은 신문협회에서 할 개혁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신문협회가 주력할 사안은 지방언론 여론 반영, 신문고시를 둘러싼 판매시장 자율규제 강화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언론과 관련 신문협회 이사회 전날인 지난 5일 지방신문협회가 발족하면서 지방언론 육성방안 마련을 공식화했고 한때 지방신문사 발행인의 신문협회 회장 출마설도 거론됐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 신문협회 이사회에서도 지방사에서 이사, 감사 등 임원사가 24개에 이르고 이는 전체 회원사 46개사 가운데 절반이 넘는 수치임에도 불구 지방의 신생사들은 제외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신문협회는 지방 회원사의 의견을 수렴해 협회 임원체계 개선안 마련키로 했다. 홍 회장 역시 취임사에서 ‘지방화 시대 지역언론 육성’을 당면과제로 거론했다.
이밖에 홍 회장은 KB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적어도 과도한 경품지급, 또는 큰 신문이 저인망식으로 광고를 전부 쓸어 가는 문제 등은 서로 협의를 해나가면서 과감히 시정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공정거래위가 추진하고 있는 신문고시 직접적용 방침에 대비, 자율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정부 지원을 필요로 하는 지방언론 지원, 정부와 또다른 갈등을 예고하고 있는 신문고시 개정 등 사안 별로 신문협회 입장이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 주목된다. 신문협회측은 협회 현안을 정리, 12일 홍 회장에게 업무보고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