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이사장 지명관)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사장 후보를 공개 추천받고 있어 주목된다.
KBS 이사회는 19일까지 개인과 단체 등 국민들로부터 사장 후보 추천서를 접수받아 심사한 뒤 대통령에게 사장 임명을 제청할 방침이다. 앞서 KBS 노조와 시민단체들이 요구했던 사장추천위원회 구성 제안에 대해서는 “KBS 사장 임명 제청은 이사회의 고유권한이고 사장추천위라는 기구를 구성하는 것은 법적 정당성이 결여되며 차후에 바람직하지 못한 전례가 될 수 있다"며 거부했다. 그러나 이사회는 “KBS 사장이라는 막중한 직책을 결정하는데 KBS 사원들과 사회 여론을 적극 수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며 “가장 좋은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결과 공개 추천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곽배희 KBS 이사는 “사실상 KBS 이사회가 사장추천위원회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추천위 구성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노조와 시민단체가 추천위 구성을 요구한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이번에 도입한 공개 추천방식이 사장추천위원회를 대신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KBS 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은 KBS 이사회가 추천위 구성을 거부하기는 했지만 사장 후보를 공모하는 것은 진일보한 조치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전국민중연대, 전국언론노조는 지난 17일 ‘KBS 사장후보 시민사회단체·노동조합 공동추천위원회'를 구성,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KBS 사장을 추천받아 검증한 뒤 KBS 이사회에 사장 후보를 복수 추천할 계획이다. 공동추천위에는 최열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박석운 전국민중연대 집행위원장, 김상희 여성민우회 대표, 강내희 문화연대 상임집행위원장,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 최영묵 언론정보학회 이사, 신학림 언론노조위원장, 김영삼 언론노조 KBS 본부 위원장 등 8명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공동추천위는 17일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노력이 KBS 이사회와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제대로 전달돼 국민 다수의 여망에 부응하는 적합한 인사가 KBS 사장으로 선임되길 바란다"며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추천 인물과 추천 근거를 발표한 뒤 이사회에 접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BS 노조가 15∼16일 직원 1000명을 대상으로 사장 후보 선호도 및 인선 기준 등을 조사한결과 외부 인사로는 김중배 전 MBC 사장, 강준만 전북대 교수, 김금수 KBS 이사, 성유보 언개연 공동대표가, KBS 출신 인사로는 최동호 전 부사장과 이형모 전 부사장이 높은 지지를 얻었다. 새 사장 조건은 정치적 독립성(26.6%) 방송전문성(25.2%) 개혁성(25%) 경영능력(16.9%) 도덕성(5.6%) 순으로 나타났다. KBS 노조는 이번 여론조사를 공동추천위에 제출할 예정이며 공동추천위는 KBS 직원들의 의견과 시민사회단체의 후보 추천 등을 종합해 이사회에 추천할 후보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