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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에 무너진 '윤리'

내일신문, 현대차 '홍보성' 기사 연재

전관석 기자  2003.03.19 14: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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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이 ‘기행’ 형식을 빌어 협찬기업에 대한 노골적인 홍보기사를 연재해 문제가 되고 있다.

내일신문은 현대자동차의 협찬 아래 지난 11일부터 한 면을 털어 ‘현대자동차 인도공장 현지 방문기’를 싣고 있다. ‘인도기행’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으나 내용은 현대자동차의 인도공장 성공기를 조명하는 홍보성 기사. 언론사가 기업의 협찬을 받아 해외취재나 환경취재에 나서는 경우는 있지만 이처럼 협찬사를 직접 홍보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내일신문은 연재를 시작한 11일 기사와 함께 사고를 실어 “현대자동차 인도공장(HMI)은 국내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인도 현지에서는 이미 신화로 회자되고 있다”면서 “본지는 불모의 대륙 인도에서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업계 정상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이들이 밟아온 궤적을 모두 5회에 걸쳐 현지 취재팀의 생생한 보고로 전달한다”고 밝혔다. 이 연재는 1회 “인도에 안착한 코리아 ‘윤다이(HYUNDAI)’”편을 시작으로 2회 “신화의 산실 올드 오피스” 3회 “현대차 인도자동차의 역사를 다시 쓰다” 등 현대자동차에 대한 홍보성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기사는 내일신문 기자가 아닌 출판사 ‘휴먼 앤 북스’ 특별취재반이 작성해 내일신문에 실었으며 이를 싣는 대가로 내일신문은 현대자동차의 협찬을 받았다.

신문윤리위원회 배상호 심의실장은 “기사의 질 여부를 떠나 특정기업에 대한 홍보성 기사를 해당기업의 협찬을 받아 게재하는 것은 언론윤리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윤리위는 이 기사에 대한 신문윤리강령 및 신문광고윤리강령 위반여부를 검토중이다.

내일신문 이선우 산업팀장은 “내부에서 현대자동차의 인도 성공기를 다뤄보자는 제안이 나왔으며 현대자동차에서도 협찬을 약속해 인도방문기를 싣게 됐다”면서 “기사의 내용이 좋고 회사도 협찬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관석 기자 sherp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