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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예심 통과 29편…'秀作들의 경합장'

대구지하철 참사·SK관련 취재부문 절반 차지

고명진 심사위원  2003.03.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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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제150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는 총 34편의 작품 중 예심을 통과한 작품이 무려 29점으로 수작들의 경합장이 돼 이 가운데 11점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우수한 발굴, 탐사기사와 더불어 현장을 발로 뛰는 기자들의 역량에 대해 찬사를 보낸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출품작 중 대구지하철 방화참사와 SK그룹의 지배권 불법확대가 취재보도부문의 절반을 차지했다. 그 중 연합뉴스의 ‘대구지하철 참사 긴급보도 및 녹취록 조작’과 YTN의 ‘SK 최태원 회장 계열사 지배권 불법확대’, 한국일보 ‘남북 싱가포르 비밀협상 요시다 증언’이 선정됐다. 연합뉴스의 지하철참사 최초보도와 녹취록 조작기사는 교신내용의 삭제, 조작을 고발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켰으며 준공무원들의 안전불감증을 밝혀낸 수작으로 평가됐다. YTN의 SK그룹 보도는 최초보도 이후 검찰수사의 포커스를 맞춘 타 보도에 비해 초기단계에서 문제점을 비중있게 다룬 점 등 후속보도에 충실한 면이 심사위원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일보 신윤석 기자의 비밀협상 관련기사는 구체적 사실보도에 대한 취재의 노력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시사저널의 ‘괴담에 발목잡힌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는 수상작으로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대통령 측근의 권력 남용을 사전에 차단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본다.

매일신문의 ‘지하철 대 참사 직전 객실내부’는 유일하게 기록된 사고 당시의 사진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됐으나, 기자가 독자 류호정씨(학원강사)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대한 각기 다른 평가로 당선작으로 결정되지는 못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유치장 구치소 장애인엔 짐승우리’가, 방송부문에서는 SBS의 ‘무선 랜 보안 허점’이 선정됐다. 인권위원회의 실태파악과 더불어 장애인의 인권문제를 파헤친 기자의 고발보도는 인권의 사각지대를 발로 뛰며 기록한 생생한 기사로 유치장과 구치소의 개선책을 이끌어낸 수작이었다. 더불어 무선 랜 사용자의 백만 시대를 맞아 소중한 문제제기를 한 기사였다. 특히 대기업이나 정부의 무선 랜 보안 허술에 대한 사례점검을 통해 그 심각성을 전달하는데 충실했으며, 국가기관의 중요한 정보까지도 무방비로 노출돼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안인식을 일깨워준 계기가 됐다.

지역취재 보도부문에서는 YTN의 ‘대구지하철 참사 생생히 기록한 CCTV화면단독보도’는 지하철 사고의 진상을 쉽게 이해 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의 초기발굴이라는 점에서 심사위원의 관심을 끌었다. 보도는 독자와 시청자를 위한 정보서비스로 발빠른 노력이 평가됐으며 마산MBC의 ‘수출용은 다르다 외 후속보도 2회’는 총체적 부실에 대한 문제제기와 대안제시의 표본보도이다. 기자의 말대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더불어 ‘휴먼웨어’의 부실이 만들어낸 대형참사였던 것이다. 인도에서 발주한 지하철차량 대비는 더더욱 값진 교훈을 일러주는 위험 커뮤니케이션의 수작이었다.

지역기획보도는 신문통신부문에서 매일신문의 ‘대구지하철 참사 추모면 제작’과 부산일보 ‘빅 브라더 교육행정 정보시스템’이 방송부문에서는 TJB대전방송의 ‘행정수도와 백지계획’이 선정됐다.

‘행정수도와 백지계획’은 전형적인 발굴기사로서 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관심거리로 읽혀졌으나 한가지 아쉬운 점은 지역이기주의에 편승한 부동산 투기조장의 우려도 제기됐다. NEIS에 대한 개인신상정보를 보호받을 수 있도록 철저한 조사와 증언은 교육인적자원부의 시스템도입의 신중함을 이끌어 냈으며 청와대 비서실의 외압의혹에 대한 시스템의 문제점을 잘 지적했다. 지방지의 한계를 극복한 수작으로 평가됐다.

전문보도부문에서는 매일신문의 ‘불타는 전동차’가 선정됐다. 동아일보에서 출품한 ‘사진속 주인공 살아있다’는 1080호 전동차 기관사의 안내방송으로 인한 대형참사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 객차내의 사진 속 주인공을 찾아 4, 6, 9, 10, 11층에 나뉘어 치료를 받던 당시의 주인공을 한자리에 모아 참사직전의 상황을 정확히 취재할 수 있었다는 점과 당시의 좌석배치 그래픽을 함께 처리해 보도가치의 높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당선작으로 선정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