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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사장공모제 성사될까

11일 사장선임 주총…'KBS 진통'으로 논의 순연

김상철 기자  2003.04.02 11: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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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사장 공모제는 성사될 것인가.

올 들어 공모방식을 통한 사장선임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연합뉴스 기자들을 비롯한 사원들의 심경이 복잡하다. 사장 선임을 위한 주총이 오는 11일로 예정돼 있으나 아직 대주주나 정부로부터 공모제 도입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듣지 못했기 때문. 지난 2월 17일 인수위 앞에서 시작한 ‘사장선임 공모방식 도입 및 연합뉴스사법 조속 제정’ 촉구 1인 시위는 문화관광부 앞으로 자리를 옮겨 한달 넘게 계속되고 있다.

공모방식을 통한 사장선임은 애초 언론노조 연합뉴스 지부(위원장 윤근영)에서 언론사 가운데 가장 먼저 꺼내든 카드였다. 나름의 ‘저작권’이 있는 셈이다.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사장 공모제라는 ‘아이템’은 타 언론사로 확산됐다. 방송문화진흥회는 MBC 사장 선임에 앞서 사원들을 대상으로 후보를 추천 받았으며 ‘KBS 사장후보 시민사회단체·노동조합 공동추천위원회’는 지난달 KBS 이사회에 후보를 복수 추천했다. YTN도 이사회에서 진통 끝에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 주주들 외에 YTN 사원들도 후보 추천에 참여했다.

정작 처음으로 공모제를 주장하고 나섰던 연합뉴스가 아직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18일 대주주인 KBS측은 21일로 예정된 연합 주총을 앞두고 “KBS 사장이 선임되고 난 뒤 연합뉴스 사장선임 문제를 논의하자”는 뜻을 밝힌 이후 사장 선임을 위한 주총은 4월 11일로 연기됐다. 여기에 또 다른 변수가 터졌다. KBS 사장으로 서동구씨가 임명되면서 안팎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것. KBS 노조는 2일~4일 파업찬반투표를 앞두고 있다.

주총 일정을 감안하면 대주주인 KBS측과 공모제 도입 논의를 서둘러야 하지만, KBS 안팎의 반발에 직면해 있는 서동구 사장을 상대로 연합 사장선임 방식을 거론할 수는 없다는 게 노조 판단이다.

이 때문에 연합 노조는 KBS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공모제 도입을 위한 사전 준비는 그것대로 밟아나간다는 방침을 정리했다.

노조는 지난달 조합원 추천을 받은 사내외 인사 20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 다득표자 4명을 추천후보로 결정한 데 이어 31일에는 사장 추천위원회 구성 문제를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연합 노조를 비롯한 언론노조 등 언론단체, 학계, 문화관광부 추천인사 등 7명으로 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노조 안으로 확정했다.

윤근영 노조위원장은 “KBS BC 등은 이사회 중심의 불완전한 공모제 형식이었다”며 “객관성과 공공성을 확보한 추천위원회 구성을 통해 명실상부한 사장 공모제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철 기자 ksoul@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