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자는 자본으로부터도 자유로워야"

노 대통령, 화해·협력 제안…편집권 기자에게 돌려주길

김진수 기자  2003.04.09 14:10:00

기사프린트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7일 진정한 의미의 언론자유는 기자에게 편집권을 돌려주는 것이며 지금은 정치권력이 아니라 언론 자본으로부터의 자유, 광고주로부터의 자유가 더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47회 신문의 날 기념식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밝히고 “언론자유의 진정한 의미는 기자에게 돌려주자는 것”이며 “취재, 보도, 편집의 자유를 기자에게 주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언론개혁을 위해 정부나 대통령이 법 제정 등의 활동을 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전제하고 “언론개혁은 언론과 시민사회에 맡기고 싶으며 이 같은 입장을 임기 5년간 견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권력은 제 길 가겠으니 언론도 이제는 정치권력 탄생에 무엇인가 역할을 하려고 하거나, 정부를 길들이겠다는 생각을 버려달라”며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는 않겠지만 권력과 언론은 합리적·정상적 관계로 공존하는 존재가 돼야 한다”고 역설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노 대통령은 보수와 진보의 갈등을 언급하면서 “공존할 줄 아는 진보나 보수가 되면 문제없다”며 “자유민주주의의 정신, 인권 존중의 정신, 약자의 권익에 대한 사회적 배려 등과 같은 보수적 가치를 보수한다면 나도 보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5년간 (보수 신문에서는) 김대중 정부에 대해 제대로 된 평가가 한번도 없었다”며 “(오늘 내 발언은) 솔직히 화해와 협력의 제안을 신문인 여러분에게 드린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 취재시스템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노 대통령은 “기자도 불편하고 우리도 불편하지만 정상적인 방법으로 가자는 것”이며 “새로운 방법으로도 취재가 충분히 가능토록 할 것이며 정보가 차단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이에 앞서 홍석현 신문협회장은 “이제 권력과 언론은 과거의 불필요한 갈등이나 부당한 유착관계를 털어 버려야 한다”며 “비판을 위한 비판을 지양하고 잘못된 보도는 과감히 시정할 때 사회 공기로서의 제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규철 신문방송편집인협회장은 “언론계 내부에서 신문끼리, 신문과 방송끼리 찢기고 갈등하기보다는 모든 언론인이 위기 의식을 공유하면서 독자에게 떳떳하고 역사 앞에 당당해지는 언론이 되자”고 강조했다.

이상기 기자협회장도 “때로는 시대에맞서며, 때로는 시대와 함께 호흡하면서 시대정신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기자”라며 “기자들은 소속사의 이익을 대변하기 보다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사회에 봉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수 기자 ham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