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자는 진보적, 소속사는 보수적"

언론재단·언론인회 설문

박주선 기자  2003.04.09 14:12:20

기사프린트




   
 
   
 
정부부처 기자실 개방 58% 찬성

편집권 독립 가장 큰 위협 ‘광고주’





기자들은 자신의 이념성향은 ‘다소 진보적’이지만 소속사의 편집방침 및 논조는 ‘다소 보수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언론재단과 대한언론인회가 최근 기자를 대상으로 ‘진보를 0, 보수를 10이라고 했을 때 자신의 이념성향은 어느 정도인가’를 물어본 결과 기자들은 양쪽 조사에서 모두 4.3으로 답했다. 이는 지난해 1월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 나타난 일반 국민과 국회의원의 이념성향 5.2, 4.7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보 쪽에 가까운 것이다. 반면 소속사의 이념성향은 본인보다 보수적(대한언론인회 조사 5.9, 언론재단 조사 5.5)이라고 각각 평가했다.

정책이슈별로는 대북지원, 국가보안법, 집단소송제, 호주제 폐지 등에 대해 기자들이 일반국민보다 진보적인 반면 고교평준화 문제에 대해서는 기자들이 더 보수적이었다.



언론재단 조사

청와대 및 정부부처 기자실 개방과 브리핑제 도입에 대해 기자들은 대체로 찬성했다.

언론재단이 지난 3월 14일부터 4월 1일까지 전국 신문 방송 통신사 기자 7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3 언론인 의식조사’에 따르면 청와대와 정부부처 기자실 개방에 대해 응답자의 58.7%가 찬성의견을 밝혔다. 반대는 10.6%로 나타났으며, 중앙일간지(찬 48.6%, 반 14.7%)와 지방일간지(찬 69.8% 반 8.0%)간 차이를 보였다. 청와대와 정부부처의 브리핑제 도입에 대해서도 찬성(40.3%)이 반대(24.6%)보다 우세했다.

정부의 신문가판 비구독에 대해서는 찬성한다는 응답자가 40.0%로, 반대(20.2%)보다 2배 많았다. 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신문시장 직접 규제(찬 64.2%, 반 17.2%), 신문공동배달제(찬 71.0%, 반 9.4%)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매체간 상호 겸영 허용(찬 26.3% 반 48%), 방송정책권 문화관광부 이관(찬성 13.6%, 반대 35.7%)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외에 기자들은 한달 평균 2.6권의 책을 읽고, 하루 두시간 정도 TV 시청(일반국민 163.7분)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언론인회 조사

기자들은 광고주 등 경제세력이 편집권 독립에 가장 큰 위협을 주는 요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언론인회와 최선열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가 지난해 8월 서울지역 언론인 373명을대상으로설문조사한결과,편집권독립에 대한 위협정도는 경제세력(4.17) 경영진(3.86) 정치권력(3.62) 간부진(3.55) 이익집단 및 압력단체(3.32) 노조(2.61) 순으로 나타났다(5점 척도). 언론자유의 침해 정도를 묻는 조사(4점 척도)에서도 기자들은 광고주(2.96)를 1순위로 꼽았으며, 사주나 경영진(2.74) 정치권력(2.50) 등으로 답했다.

반면 기사 작성시 가장 염두에 두는 사람은 독자·시청자가 66.1%로 가장 많았으며, 취재원(11.5%), 편집국 간부(11.5%), 경쟁사 동료(3.3%) 경영진(2.7%) 광고주(1.6%)가 뒤를 이었다.

윤리문제의 경우 좋은 기사를 위해서라면 신분변조 등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여기는 쪽이 다수를 차지했다. ‘신분변조를 해서라도 취재한다’(73.5%) ‘취재원 허락없이 자료를 반출하거나 검색한다’(54.6%) ‘돈을 주고서라도 비밀정보를 얻는다’(63.4%) ‘취재원을 다소 괴롭히더라도 정보를 얻어낸다’(78.4%) ‘위장 취업을 해서라도 내부의 정보를 얻어낸다’(50.2%) 등 각 항목에 대해 절반 이상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답을 했다.

기자들은 또 언론인들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전문성 부족(30.1%), 언론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족벌언론·과점구조·상업주의(35%)를 꼽았다. 이외에 언론인들의 문제점으로는 기자정신 부재(29.2%) 업무과다 등 복지(21.1%) 윤리(9.0%) 재교육 미비(6.5%), 언론의 문제점으로는 왜곡편파(22.2%) 언론의 독립성(19.7%) 냄비식 보도 등 저널리즘 문제(12.5%) 윤리문제(9.4%) 등이 지적됐다.

직업 만족도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8.7%가 ‘만족한다’고 답해 ‘만족하지 않는다’(13.4%) 보다 월등히 많았다. 그러나 만족도(5점 척도)는 7년 이하(3.66), 8∼12년(3.43), 13년 이상(3.36) 등으로 경력이 높을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박주선 기자 su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