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호남을 홀대한다는 이른바 ‘호남소외론’에 대한 실체 여부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광주·전남 지역 5개 신문(무등 광주 전남 호남매일 광주타임스)은 지난 3일자 1면 톱 기사로 ‘새 정부의 호남차별’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기사를 실었다. 기사는 “호남차별 악몽 재현되나?” “호남소외 망령 재현되나?” 등의 제목으로 최근 실시된 행정자치부의 국장급 이상 고위직 인사에서 광주·전남 출신인사가 철저히 배제돼 중앙인맥이 취약해지면서 결국 지역현안 사업의 차질이 우려되고 호남인들이 푸대접을 받게 된다는 비판적이고 선동적이고 지역 연민에 사로잡힌 단어들로 채워졌다.
문제는 보도내용의 사실 여부를 떠나, 아무리 지역언론이지만 “보도행태가 너무 지역 이기주의적이고, 호도적이고, 구악적이지 않았나?”하는 지적을 하고 싶다. 왜냐하면 담합에 의한 언론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담합이 아니라면 어떻게 같은 날, 같은 내용으로, 그것도 1면 톱으로 보도를 했겠냐는 의구심이 든다.
이런 가운데 광주·전남 지역 9개 언론사 보도·편집국장은 지난 11일 광주를 방문한 조영동 국정홍보처장의 오찬 간담회까지 집단적으로 보이콧했다. 보이콧 배경으론 “앞서 광주를 방문한 정찬용 인사보좌관에게 광주 민심을 전달했으나 서울에 올라가서는 ‘밑바닥 민심은 그렇지 않는데 일부가 악용한다’는 식의 이야기나 하고 대통령에게도 호남 푸대접의 실상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홍보처장에게도 얘기를 해봐야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터이므로 차라리 간담회를 거절해 지역정서를 강하게 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담합 형태로 지역민심을 대변’하는 것이 언론인의 역할인가? 또 의사전달이 제대로 안된다 싶으면, 그래도 명색이 말과 글로 먹고 사는 언론인인데, 충동적이고 집단적인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한 모습인가?
행정자치부를 출입하는 기자로서 행자부의 이번 인사와 관련해 개인적인 시각을 밝힌다면 지역까지 들고일어날 만한 ‘호남 차별’은 아니라고 본다.
1급 퇴직자 7명중 호남출신 3명 외에도 경북도 3명, 충남도 1명이 포함돼 있다. 호남지역 출신중 1급 승진이나 내정자도 3명으로 1급 12명중 25%나 차지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호남출신 김주현씨가 친구인 조영택 전 차관 후임으로차관자리에 앉아 있다. 특히 정부 산하기관장은 공직 퇴임 후 6개월이 지나야 갈 수 있도록 ‘정부산하단체 인사운영 쇄신지침’이 마련 중이어서 새 정부 출범 두달이 지나도록 정부 산하기관장 인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호남 인맥의 중심인 조영택 직전 차관이 행자부 산하 기관인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에 임명되기도 했다. 주목할 것은 지금도 서울 충남 충북 강원 제주는 행자부내 1급 이상 고위 인사가 한명도 없는 ‘무대접’이지만 조용하기만 하다. 그쪽에는 지역언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