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미디어비평’이 최근 한차례 폐지·통합 논란을 겪으면서 매체비평 프로그램의 방향과 개선 방안 등 다양한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2001년 본격 매체비평 프로그램으로 출발한 MBC ‘미디어비평’을 필두로 현재 각 방송사들이 기존 매체비평 코너를 강화하거나 신설하는 등 매체비평 프로그램이 확산되는 추세다.
EBS는 지난달 2일부터 ‘지금은 시청자시대’의 한 꼭지로 ‘EBS미디어비평’을 신설했고, 위성 시민채널 ‘RTV’에서는 언론인권센터가 직접 기획·연출하는 ‘김영호의 언론 바로보기’를 지난 8일부터 매주 30분씩 방송하고 있다.
격주로 ‘미디어비평’ 코너를 방송하고 있는 KBS ‘시사포커스’도 봄 개편을 앞두고 매체비평 강화와 인지도 향상을 위해 매주 편성하기로 지난 15일 확정했다.
‘미디어비평’을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최종 방침을 굳힌 MBC 보도제작국에서도 ‘미디어비평’을 60분으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을 사측에 제시하고, 특종 뒷 얘기, 오보사례 점검 등 대중적인 아이템으로 시청자들을 흡입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언론비평, 특히 언론사간 상호비평이 사회적으로 폭넓게 공감대를 얻으면서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매체비평 프로그램이 양적으로 늘어나면서 매체비평 프로그램의 형식과 내용도 보다 질적으로 확대·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늘고 있다. 지금과 같이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설명하는 방식에서 탈피, 해당 기자가 직접 출연해 토론을 벌이거나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관련 보도를 토론하고 분석하는 등 보다 역동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고민은 제작진의 전문성 부재로 이어진다. 제작진이 자주 교체되면서 전문성 축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참신한 소재 발굴과 기획, 다각적인 취재를 통한 언론 분석 등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방송사별로 매체비평을 특화하는 방안도 눈 여겨 볼 사항이다. 실제로 언론인권센터가 기획하는 ‘김영호의 언론바로보기’는 인권과 언론이라는 큰 주제로 방향을 설정했다. EBS의 미디어비평 코너도 △대학입시 오보의 실태와 문제점 △학력주의에 대한 언론의 이중성 등 교육관련 보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김서중 교수는 “보도의 배경과 원인, 언론의본질까지 파고드는 구조적 비평으로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매체비평의 차별화, 토론 형식 도입, 각계 전문가들의 보도 분석, 주요 시간대 편성 등 실질적인 프로그램의 변화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매체비평 프로그램이 방송의 공익성을 제고하는데 기여한다는 경영진의 확고한 인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