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를 비롯한 10개 민영방송사들이 참여하는 한국민영방송협회가 출범부터 언론계의 반발과 우려를 사고 있다.
SBS 부산방송 대구방송 광주방송 대전방송 울산방송 전주방송 청주방송 강원민방 제주민방 등 10개사는 지난 18일 민영방송협회 창립 총회를 갖고 초대 회장으로 SBS 송도균 사장을 선임했다. 민방협회는 각 회원사 입회비 2000만원과 SBS의 특별기여금 2억원 등 총 4억원의 기금으로 출발하며 연간 운영비 1억5000만원은 매출액 비율로 나눠 SBS가 1억원, 9개사가 5000만원을 분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언론노조와 언론단체들은 이번 민방협회 설립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민방협회 설립 자체는 문제될 것이 없지만 SBS의 기득권과 전국 민방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전국언론노조는 지난 15일 “족벌세습 기도, 지역민방 주식 매집을 통한 장악력 확대, 자회사 노동자 탄압 등을 보여온 SBS가 지역민방의 발전을 위한다며 주도하는 협회 출범을 인정할 수 없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도 지난 18일 “방송사를 족벌소유화하고 방송의 상업화를 선도해온 SBS가 민방협회를 통해 전국 민영방송까지 장악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며 “민방협회가 지역민방과 방송 발전에 기여하는 조직이 될 것인지 예의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민방협회 회원사에 경인방송이 제외된 것도 논란이 일고 있다. 언론노조 경인방송 지부는 지난 17일 “일부 민영방송사를 정략적 목적으로 따돌린 채 출범하는 민방협회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지방분권과 지역방송 활성화에 필요한 민방협회는 전체 민영방송사들의 총의를 모아 민주적으로 새롭게 만들어져야 한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SBS 박희설 경영정책팀장은 “민방협회는 방송문화 발전을 위한 민방의 역할을 도모하고, 정보 공유와 협력을 통해 공동 이익을 구현하는 순수한 친목모임”이라며 “지난해 7월 지역민방 사장들이 협회 설립을 제안, 10개사 실무진들이 사전 논의를 진행한 끝에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임의단체이자 친목모임인 민방협회가 SBS의 들러리라는 언론노조와 언론단체의 문제제기는 사실무근”이라며 “경인방송과경기방송이 빠진 것은 프로그램 수급 등 10개 민방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기 때문이고, 앞으로 모임이 정착되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