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사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관료주의적 조직 문화 개선, 다면평가를 통한 능력 위주 인사 배치,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익 프로그램 제공 등을 KBS 개혁 과제로 제시했다. 노조와의 건강한 긴장·협력관계 유지, 일반 사원들과의 열린 대화 등을 통해 젊고 활기찬 조직 문화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또 인사청탁 로비자에 대해서는 인사상 불이익을 주고, 촌지 등 비리 문제가 드러날 경우 퇴출시키는 등 언론인 윤리와 자질 제고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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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사장은 “‘독점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으로’ ‘집중에서 분산으로’ ‘폐쇄에서 개방으로’라는 것이 우리 사회의 변화와 개혁의 방향”이라며 “KBS 조직문화를 바꾸고 인사 정책과 각종 시스템을 재정비할 때 이 시대 정신이 그대로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구체적인 KBS 개혁과 관련 “지연이나 학연, 정치권 로비, 개인적 인간관계, 서열이나 기수 등에 얽매이지 않고 능력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과감한 인사가 필요하다”며 “다면평가는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할 것이며 앞으로 노조와 이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치권과 정부쪽에 줄을 대어 인사상 이익을 보려는 사람들이 있으면 그 이름을 공개하고 반드시 인사상 불이익이 돌아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인 윤리문제에 대해서도 엄격한 기준을 제시했다. 정 사장은 “지금까지 부도덕하고 부정한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을 듣고 있다”며 “비윤리적이고 부정한 사례에 관련된 분들은 스스로 KBS를 떠남으로써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골프 치는 것을 막지는 않겠지만 무리한 부킹 등 불미스러운 이야기가 들릴 경우 불이익을 각오해야 될 것”이라며 “촌지를 받았다거나 돈과 관련된 불미한 이야기가 들리면 가차없이 퇴출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지난 29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일선 기자와 PD, 직원들이 최대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을 때 제대로 된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다”며 “앞으로 KBS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프로그램을 통해 말할 것이다. 시청률 잣대가 아닌 공공성의 잣대로 봐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