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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비평 프로그램 신설해야"

KBS노조 '공영방송의 역할' 토론회

서정은 기자  2003.04.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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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독립적인 매체비평 프로그램 신설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KBS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0년 1TV ‘시사포커스’를 통해 방송사로서는 처음으로 월 1회 ‘미디어비평’ 코너를 시작한 KBS는 현재 격주 단위로 ‘미디어비평’ 코너를 방송하고 있다. 그러나 언론 환경의 개혁과 매체간 균형발전을 위해 매체비평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KBS가 독립적인 매체비평 프로그램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매체비평 프로그램은 다양한 매체들이 상호 비판·견제하는 과정에서 왜곡된 여론을 바로잡고 보도의 질과 공신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공영방송인 KBS가 이러한 역할을 적극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여론 속에 KBS 내부에서도 매체비평 프로그램의 독립 편성이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봄 개편을 앞두고 매체비평 프로그램 신설을 요구해 온 KBS 노조는 지난 23일 ‘매체간 균형발전을 위한 공영방송의 역할’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KBS가 매체비평 프로그램을 편성해야 하는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창룡 인제대 언론정치학부 교수는 “언론계의 감시와 견제 역할을 가장 잘할 수 있는 객관적 조건을 갖춘 매체는 공영방송사”라며 “KBS가 매체비평과 같은 공익적 프로그램 편성에 주저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직무유기’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공영방송에 매체비평 프로그램이 필요한 이유로 △시청률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점 △공공성과 신뢰성을 토대로 이해관계가 첨예한 언론계의 문제를 가장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다룰 수 있는 점 △대표적 공익프로그램인 매체비평 프로그램은 상업방송보다 공영방송에 더 적합하다는 점 △KBS의 매체비평 독립 프로그램 편성은 시대적 요청이라는 점 등 4가지를 꼽았다.

양문석 언론노조 정책전문위원도 “MBC ‘미디어비평’에 이어 KBS가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을 신설한다면 두 프로그램은 시너지 효과를 창출, 상호 경쟁시스템이 마련되고 시청자 군이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시민단체들도 KBS의 매체비평 프로그램 신설을 강력히 주문하고 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은 “KBS가 시민사회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변화와 개혁의 사회적 과제를 반영해야 한다”며 “매체비평 프로그램의 신설은 KBS가 우리 사회의 바람직한 여론 형성에 적극적으로 나설수 있는가를 판단하는 바로미터”라고 밝혔다.

서정은 기자 pund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