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정전회담은 초가집에서 이뤄졌지요. 군인들과 종군기자들은 회담장 옆 천막 속에서 회의를 했는데 정말 추웠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때는 북측 종군기자들과 막걸리를 서로 주고받기도 했었어요.”
50년만에 판문점을 찾은 문제안 6·25 종군기자동우회장(84·당시 경성중앙방송 초대 기자)은 해방정국을 누볐던 종군기자들의 고통과 보람을 설명하며 “감회가 새롭다”는 말을 몇 번이고 되뇌었다.
김 회장은 특히 자신이 영어를 잘 못해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며 AFP 소속 외국인 기자의 도움으로 기사를 쓰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김 회장은 “당시 연합군 대변인이던 미국의 나콜스 준장이 영어로 브리핑을 하면 AFP 통신사의 멕스 올리비에 기자가 대변인의 말을 먹지를 사용해 신속하게 타이핑 한 뒤, 뒷장을 나에게 넘기면 그것을 가지고 회사로 돌아와 번역해 기사화 했다”고 당시의 일화를 털어놓았다.
김 회장은 “해방을 전후한 시기 기자들은 사명감 하나로 살았다”며 “요즘의 기자와 당시의 기자는 사고방식에서부터 많이 다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진수 기자 ham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