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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언론 개혁 위한 작은 몸부림

박주선 기자  2003.04.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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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영 기자와 함께 하는 1인시위



지난 22일부터 정오가 되면 전남일보 사옥 앞에서는 1인 시위가 열린다.

참가자들의 목에 걸린 피켓에는 “전남일보 개혁은 불법 보복성 부당해고 자행한 임원식 사장 퇴진부터”라고 적혀 있다. 말 그대로 전직 노조위원장에 대한 해고 조치에 항의하는 것인데 이례적으로 지역시민사회단체, 언론학자 등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달 말 김민영 전 전남일보 광고부장이 해고를 당한 뒤 김 전 부장이 지난 7일부터 1인 시위를 벌이자 류한호 광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문병훈 전 언론개혁광주시민연대 집행위원장, 조삼수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장, 박동명 광주전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의장, 오미란 참여자치21 운영위원장 등이 ‘지역언론개혁을 위한 작은 모임-김민영과 함께 하는 사람들’을 제안했다. 그리고 지난 22일 1인 시위에 들어갔다.

이들은 1인 시위가 복직 투쟁만은 아니라고 한다. “지역언론개혁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작은 몸부림”이라고 표현했다. 지난 21일 배포한 모임 제안서에선 “전남일보는 2000년 4·13 총선 당시 사주 이정일씨를 당선시키기 위한 편파보도를 했고 김 전 부장은 노조위원장으로서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인 대안으로 편집국장 임명동의제를 관철시키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며 “이번 해고는 언론개혁운동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고 주장했다.

김민영 전 부장은 “해고 조치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지역언론의 실상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고민 끝에 1인 시위를 시작했다”며 “복직 투쟁에서 그치지 않고 상시적인 지역언론운동으로 이어가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25일 1인 시위에 참가했던 오미란 운영위원장은 “편집권 독립, 참언론을 주장하는 기자들을 거리로 내몬다면 지역 시민들의 알권리는 누가 보장하겠는가”라며 “이대로 두면 또다른 김민영 부장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28일 1인 시위를 했던 김대성 전 뉴스통 편집장은 “광주는 언론개혁에 대해서는 불모지나 다름없다”며 “지역언론의 구조적 문제를 개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참가 이유를 말했다. 참가자들은 조만간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릴 계획이다.

이와 관련, 전남일보사는 지난 22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회사 경영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고임금자 7명에 대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며 “시위행동, 인터넷 게재 내용 등이 명예훼손 등 법에 저촉됐을 때는 법적 대응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선 기자 su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