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방송위원 졸속인선 파문

서정은 기자  2003.05.07 00:00:00

기사프린트

전문성 미비 등 부적격자 다수…언론계 반발 거세



석달째 표류하고 있는 2기 방송위원회 구성이 초읽기에 들어갔으나 정치권의 무책임한 졸속 인선으로 또다시 파문을 낳고 있다. 언론계와 시민단체들이 줄기차게 요구해 온 투명한 인선 절차 및 방송위원 자격 요건과 기준은 배제된 채 1기 방송위원, 정치권 인사, 전문성 미비 등 부적격이라고 지목돼 온 인사들이 내정·추천 명단에 오르면서 언론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관련기사 5면

‘정치권 자리 나눠먹기’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방송위원 구성 비율 변경을 골자로 한 방송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국회 문화관광위는 이달 초부터 방송위원 추천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국회 추천 몫 6명 가운데 2명을 추천하는 민주당은 현재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와 성유보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을 확정했다.

3명을 추천하는 한나라당은 양휘부 전 이회창 총재특보를 내정하고 7일 국회 문광위 회의에 추천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언론계의 심한 반대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은 또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창섭 서강대 교수, 임형두 현 방송위원, 윤종보 전 안동MBC 사장, 백윤기 변호사, 박준영 전 SBS 전무 가운데 나머지 2명을 결정해 국회의장 몫으로 추천할 계획이다. 1명을 추천하는 자민련은 민병준 현 방송위원을 내정한 상태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3명으로는 노성대 전 MBC 사장, 조용환 변호사, 류숙렬 문화일보 전문위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야가 추천하거나 검토중인 인사 가운데 일부는 부적격, 무자격이라는 이유로 시민단체와 언론계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언론노조와 방송위 지부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고 “방송위 구성은 정치적 고려가 아닌 방송정책 전문가로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 특정 정당의 당원이자 이회창 후보 캠프시절 언론특보를 지낸 양휘부씨의 내정은 철회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1기 방송위원들에 대한 평가가 저조한 상황에서 현 방송위원의 연임은 방송의 주인인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위 노조는 지난 6일 성명에서도 “민주당 추천의 이효성 교수는 평소 ‘방송통신기구의 정부조직화’를 주장해온 학자로 방송 독립성이 최우선으로 돼야 할 방송위원으로 적절치 않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방송위 노조는 또 대통령몫으로 거론되는 노성대 전 MBC 사장에 대해서도 “MBC 사장 시절 무기력한 조직 운영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스럽게 퇴진한 사람”이라며 “방송정책과 방송문화를 소신있게 이끌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송위 노조는 지난 6일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철야농성에 돌입했으며 부적격 인사가 방송위원으로 선임될 경우 시민단체들과의 연대투쟁 및 파업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정은 기자 punda@journalist.or.kr